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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칼라의 눈|셀라시에 황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디오피아」의「하일레·셀라시에」1세황제폐하는 언뜻보아 근엄하게만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다정다감하고 또 섬세한 성격을 가지고 계시다. 근엄하기만한 황실분위기에서 생활해와서 외양으로는 퍽 딱딱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춘천시에서의「이디오피아」참전기념탑제막식때 눈물을 흘리신 것만 봐도 그의 다정다감한 성격의 일면이 나타나고 있다.

<정감넘치는 섬세한성격>
특히 춘천시에서 서울로 돌아오시는길에 도로 연변에 나와 환영하는 국민들을 보고『시간만」바쁘지않으면 내려서「키스」를 해주고싶다』고 옆자리에 앉은 정일권국무총리에게 말씀하실 정도로 정감이 풍부하고 섬세한 분이다.
「셀라시에」황제폐하는 내가 보기에는 인자하고 일꾼이며 가정적인 분이다.
황제폐하는 첫째 가정적인 분이다. 6년전에 황후폐하가 불행히도 세상을 떠났다. 폐하는 그의 건강으로보아 재혼할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러한 보통으로 남자들이 가지는 욕망을 버리고 독신으로 지내고있다.
그는 국내 여행을 할때 꼭가족들을 동반하며 황실안에서도 어린 증손자, 손녀들이 그의 무릎위에서 재롱부리는 광경을 수시로 볼수있다·
황제폐하는 둘째로 인자하다.

<「셀라시에」재단도창설>
그는「하일레·셀라시에」재단을 만들어 모든 자선사업을 하고있다. 맹인구제사업, 불구자구제사업, 고아사업등 불우한 사람들을 위한 사업을 등한히 하지 않고있다.
그는 사재로 이와같은 자선사업을 하는 한편 산업시설, 사회사업에 관심을 두고 자주 지방시찰에 나선다.
그는특히 살생을 싫어한다. 그래서 사냥을 전혀 안하신다. 그는 궁성안에 표범·「치타」·원숭이·사자·물소·코끼리등 많은 동물들을 기르고 있으며 매일 하오에는 이것들을일일이 돌아보신다.
셋째로 황제폐하는 일하는 황제이다. 황제폐하는「이디오피아」근대화를 위해 몹시도 노력하고 계시다.

<한국의 근대화보고 감명>
이번 우리나라에 와서도『한국의 근대화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는 말을 여러번 얘기했으며 근대화를 이룩한 박정희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하시면서 매우 부러워 했다.
황제는 국가의 근대화뿐만아니라 국제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한다. 그는 해마다 한두번은 외국여행을 한다. 해외여행때는 보통 한두달 계속하면서 될수록 많은나라를 돌아다닌다. 76세의 고령으로 이같이 외국을 자주 방문하는것도 국제적인 유대를 중요시하는 그의세계관때문이다.
「아프리카」단결기구 (OAU)를창설,「아프리카」지역국가의 단합을 주장한것이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라고 이해되고 있고「이디오피아」의 대외정책이 비동맹·중립주의를 표방하고있는것도 황제의 평화주의에 그바탕을두고있는것이지만, 그는 모든 분쟁의 평화적해결을 원하고있다. 평화는 평상시의 방문과 접촉을 통해 국가간의 이해를 증진해야만 이룩되는것이라고 황제는 늘 주장하신다.

<「아프리카」교육의 선구>
「이디오피아」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어려운 가운데서도「아프리카」지역국가로부터 오는 2백명의 학생들에게 해마다 장학금을 주어「하일레·셀라시에」대학에서 공부하는 기회를 주고있다.「아프리카」에서 이「하일레·셀라시에」대학은 장래의「아프리카」를 이끌어나갈「엘리트」양성소로 유명하며 많은「아프리카」학생들이 동경하고있는곳이다.
「셀라시에」황제의 이번 한국방문으로「이디오피아」와 우리나라의 우정이 더 깊어졌으리라고 확신하며「유엔」을 비롯한 모든 국제무대에서 두나라의 협조가 잘 이룩될수있는계기가 될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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