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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노리는 다섯 얼굴|미대통령 선거 지명대회전망|새 인물 나와 혼전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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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존슨」대통령의 입후보 사퇴, 월남평화협상의제의, 「마틴·루터·킹」박사의 피살과 흑인 폭동 등 눈부신 내외의 움직임으로 하여 그 동안 다소 저조했던 미국대통령 선거전은 「험프리」부통령과 「록펠러」「뉴요크」주지사의 입후보 선언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이로써 1일 현재 민주당에서는 「험프리」부통령, 「로버트·케네디」상원의원, 「매카디」상원의원의 3명이 등장했고 공화당에서는 「닉슨」전부통령, 「록펠러」「뉴요크」주지사의 2명이 등장했다. 입후보설이 전해지기도한 공화당의 「리건」「캘리포니아」주지사와 미국독립당의 「월래스」전「앨라배마」주지사가 입후보하지 않는 한 오는 8월의 민주·공화양당 전당대회까지 대통령선거전은 민주 3명, 공화 2명의 오파전으로 전개될 것 같다.

<험프리는 남부업고>
민주당의 세 후보는 모두 당내 진보파의 기수로 알려진 사람들로서 월남화평을 높이 표방하고있다. 이들 셋 중「험프리」는 한때는 당내서 가장 급진적인 인물로 지목되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민주당의 보수파인 남부의 전면적 지지를 업고 「존슨」의 후계자 경쟁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계의 진보파 단체인 「민주적 행동을 위한 미국인 동맹」(AAD)의 창시자의 한사람으로 한때는 그의 전투적 급진성으로 하여 「존슨」과 의한 「티키트」에 의한 부통령 지명에서도 당내에 물의가 많았던 「험프리」, 보수파로의 전향으로 그의 약점이었던 자금난에서 해방되었다.
당 대회에서 「케네디」의 지명을 막으려는 「포드」2세(포드 자동차사장)와 「블라우」 씨(US스밀사장)를 비롯한 재계인사들이 「험프리」당선을 위해 4백만불의 모금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카고」의 「데일리」시장, 「필라델피아」의 「데이트」 시장, 「뉴저지」주의 「휴즈」지사 등의 민주당 지방조직의 지지도 얻기에 성공한 「험프리」는 실로 만만찮은 자세로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당 조직에 의존하는 그의 강점은 또 약점이기도하다. 「존슨」의 후계자로서, 인기 없는 「존슨」정권의 옹호자로서의 감점을 감수해야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때, 중공을 『침략적인「아시아」공산주의의 본부』로 비판하던 그가 월남전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면서 「중공국민」에게 「교량정책」을 호소하고 국론통일을 호소한 사실은, 독자적인 정책의 표방과 「국론통일자」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국민에게 주입시키려는 고심을 엿보게 한다.

<케네디 주류서 소외>
한때는 압도적인 우위에 선 것 같은 「케네디」에게 「존슨」의 불출마성명에서 「험프리」 입후보 성명에까지 이르는 동안 당내조직에 예상외로 별로 동요가 보이지 않았던 사실은 그의 오산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의 주위에는 고「케네디」대통령의 측근자들이 결집하여, 이들이 「존슨」불출마성명이래 당 주류파조직의 붕괴에 주력했으나 당 주류는 여전히 그에게 냉담하다.
그는 열광적인 지지자와 함께 적도 만드는 사람이어서 고「케네디」대통령의 강철 값 인하에 불만을 품었던 재계의 불신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중에 대한 그의 매력은 쇠퇴하지 않았다. 그에겐 최초의 예선이 되는 5윌7일의 「인디애나」주 예선에 관한 각종 조사는 그의 우세를 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막강한 자금과 그의 동원력, 그리고 실형의 잔상이 최대의 강점이다. 「인디애나」예선서 대승하면 부동적인 각지 민주당조직도 그에게 가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매카디열 식어가고>
월남전에 대한 정책으로 민심을 잡아오던 「매카디」는 선거「이슈」가 월남전으로부터 내정으로 옮아감에 따라 종전의 빛이 흐려져 가는 감이 있다. 그래서 「인디애나」예선에선「위스콘신」 예선때와 같은 「매카디」열은 엿보이지 않는 것 같다.
「내셔널·업저버」지 조사에 의하면 민주당 전국대의원 2,662명중 「험프리」계가 731명, 「케네디」계가 539명, 「매카디」계가 260명으로 밝혀졌다. 아무도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민주당 후보로서의 「험프리」는 여론조사에서의 저조성을 불식하는 것이 문제이고, 「케네디」와 「매카디」는 혹시 가능할지도 모르는 대「험」연합전선의 성공여부가 문제이다.

<새로운 맛없는 닉슨>
공화당에서는 종래까지는 당대의원과반수를 결속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던「닉슨」의 독무대였다가 「록펠러」가 도전함으로써 저조한 선거전은 활기를 띠었다.
「닉슨」은 「존슨」과 맞서야만『정권교체의 시기』라는 그의 「슬로건」이 빛을 낼 수 있었는데 상대가「험프리」「케네디」「매카디」이고 보면 오히려 자신이「낡은 정치인」이란 반박을 면할 수 없다.
최근 당대회에 임할 각주 대의원들이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는 자가 증가하고 있음은, 지명전에서의 「닉슨」의 승리를 전적으로 낙판할 수만도 없게 한다.

<록펠러 진보책천명>
「록펠러」는 30일 입후보 성명에서 월남 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엔 「베트콩」의 참가를 허용시켜야 한다는 꽤 진보적 정책으로 월남전에 잠재적 불만을 가진 민심을 잡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서는 만일 「닉슨」만으로는 민주당에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할 때에는 결국 「닉슨」과 「록펠러」를 정·부통령으로 한「티키트」로 민주당에 대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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