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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진『정부입김』|「조용한 시은 주 총」의 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달 27일부터 사흘동안 열린 5개 시은의 67연도 하반기 결산 주
○주 총회는 전례 없이 조용한 가운데 폐막-. 「조용한 주 총」의 내
○막을 헤쳐보면 무엇보다도 대주주인 정부측의 「입김」이 드세
○어졌다는 것과 이에 따라 군소 주주들의 서투른 반발이 맥을 못 춘
○까닭이라고 풀이되고있다.
지난 2월 두 명의 행장급(상은·서울은)을 포함한 고위층 임원개선을 포함한 임시주총 이후 군소 주주들의 활약(?)이 현저히 약화되었다는 것은 금융가의 중론.
소위 「총회꾼」의 준동에 화가 치민 정부측이 전가의 보도를 빼들어 군소 주주들의 발언권을 제한하기 위해 법개정도 불사하겠다고 일갈한 효과가 크게 나타난 셈.
이같이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던 이번 주총은 임기가 끝난 9명의 임원 중 7명을 위임시켰고 당기순익 5억3천4백만원을 연7.5% 균일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기중 5개 시은의 순익 5억3천4백만원은 전기에 비해 3천만원이 늘어난 것인데 전기이월 3천8백만원을 포함한 공표이익금은 5억7천3백만원 이었다.
그러나 기중 순익 5억3천4백만원에는 한은 지준 부리 4억5천3백만원이 포함되고 있어 실제순익은 1억원도 못된다는 결론.
더우기 재정안정증권, 통화안정증권 등 동결자금에 대한 이자수입이 전기의 6억8천4백만원보다 2억원이 늘어난 8억7천1백만원으로 시은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되었음을 나타내었다.
이래서 「경영실적에 따른 차등 배당제」는 이번에도 공염불로 끝났는데 재정·외환부문의 방만한 집행으로 금융「사이드」의 과도한 유통성 규제와 역금리 체제로 인한 시은의 이상체질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기구의 민주화, 자율성부여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 없이는 이 차등배당 문제해결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
기중 수지악화에도 불구하고 전기보다 2%가 높은 연7.5%의 배당을 감행한 것도 5월말로예정된 86억원 증자를 위한 「사탕발림」이라는 설도 있다.
이번 주 총이 개최벽두 금융 노조측 주주들의 임금인상문제를 둘러싼 약간의 말썽을 제외하고 이처럼 조용히 끝난 것은 6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전신용 한일은행장, 김종낙 전무 등 7명의 거물급 임원개선을 처리할 임시주총을 앞둔「폭풍전야의 정적」이라는 견해가 은행가에 짙게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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