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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가 젊어진다… 2030 겨냥 세컨드브랜드 출시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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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1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아웃도어 브랜드 ‘엠리미티드’ 출범 행사에서 모델들이 가을·겨울용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엠리미티드는 밀레의 세컨드브랜드로 2030세대를 겨냥한 도심형 아웃도어다. [뉴시스]

21일 오전 11시 아이돌그룹 JYJ가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 바람막이 점퍼와 트레킹화 차림의 ‘아웃도어 패션’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가 25~35세를 겨냥해 내놓은 세컨드브랜드 ‘엠리미티드’의 론칭쇼에 전속모델로 등장한 것이다. 밀레 박용학 마케팅본부장은 “현재 아웃도어 시장은 미래 세대의 감성과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밀레의 제품 라인 중 하나였던 엠리미티드를 젊은 층이 선호하는 독립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아웃도어 업계가 ‘젊은 스타를 앞세운 2030세대용 도심형 아웃도어 세컨드브랜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동안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프랑스 3대 아웃도어 브랜드(라푸마·아이더·밀레)의 한국 상표권을 모두 사들이는 등 매년 30% 이상 고성장을 계속해왔다.

올해도 불황 속에서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성장률은 10% 초반으로 둔화됐다. 아웃도어 업계가 2030세대에 눈 돌린 이유다. 네파는 올 초 가벼운 산행은 물론 조깅 등 스포츠에도 활용할 수 있는 세컨드브랜드 ‘이젠벅’을 선보였다.

모든 의류에 형광 라인을 넣어 최근 유행인 도심 야간 스포츠에 적합하게 만들었다. 이젠벅 모델은 걸그룹 씨스타와 젊은 배우 서인국이다. 블랙야크는 글로벌 5대 브랜드인 미국의 마모트(MARMOT)와 10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세컨드브랜드로 내세웠다. 마모트는 20~30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컨드브랜드는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발랄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다. 예를 들어 밀레의 재킷은 30만~40만원대지만 세컨드브랜드인 엠리미티드 재킷은 20만원대다. 세컨드브랜드 전략은 K2가 이미 성공을 거둔 모델이다. K2가 2006년 선보인 프랑스 브랜드 아이더는 올해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배우 이민호를 내세운 아이더는 지난해 매출이 90% 넘게 뛰었다. 라푸마는 아이돌 동방신기를, 네파는 2PM을, 빈폴아웃도어는 아이돌스타 수지와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쓰고 있다. 2030 소비자를 겨냥해 아웃도어 업체들은 대학생 서포터스를 운영하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해 빈폴아웃도어가 성공을 거둔 것처럼 일반 의류브랜드가 아웃도어 의류를 세컨드브랜드로 론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역시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를 업겠다는 전략이다. 숍인숍(기존 매장 안에 소규모로 매장을 여는 것) 형태로 유통망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성캐주얼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지난달 아웃도어 브랜드 ‘에코마일’을 출시해 기존 매장에서 숍인숍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인 올리비아로렌도 아웃도어 브랜드 ‘비비올리비아’를 올 3월 숍인숍 형태의 세컨드브랜드로 내놓았다.

노지영 올리비아로렌 상품기획부장은 “등산에서 트레킹, 도심형 활동으로 아웃도어 개념이 바뀌면서 여성 아웃도어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여성복 노하우를 살린 새로운 아웃도어를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휠라는 휠라스포트의 명칭을 휠라 아웃도어로 바꾸고 속옷브랜드인 휠라 인티모에서 땀을 빨리 흡수하고 자외선 차단 등의 기능이 있는 아웃도어 전용 속옷도 출시했다.

 프로스펙스의 ‘W’가 인기를 모으며 1조원대를 넘어선 워킹화 시장 역시 아웃도어 업계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신발은 겨울철 반짝 특수를 누리는 다운점퍼와 달리 사계절 판매가 꾸준한 효자 상품이다. 또 아웃도어 브랜드의 트레킹화는 20만원대의 고가다. 노스페이스 반무영 신발기획팀 상무는 “포장된 길로 다니면서 가볍게 도심 속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 워킹화로 활용할 수 있는 초경량 트레킹화 시장이 커졌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초경량 트레킹화 ‘다이나믹하이킹’을 출시하면서 신발 부문이 세 배로 성장했다. 신발이 인기를 모으자 올해 다이나믹 하이킹 의류 라인까지 출시했다. K2는 신개념 워킹화 ‘플라이워크’를 내놓은 지 2주 만에 2만 켤레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몽벨·머렐·코오롱스포츠·컬럼비아 등도 트레킹화로 인기를 모았다. 센터폴은 아예 ‘트레킹 전문 아웃도어’를 표방하며 트레킹 스쿨까지 만들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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