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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주간특집|「거울」의 신문·「수단」의 신문|자유세계와 공산세계 언론의 차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유세계에서는 신문이란 사회의 공기라고 누구나 알고있다. 사회생활의 다양한 여러면을 그대로 반영시켜주고 누구나 신문을 통해 세상이 돌아 가는 것을 알게된다. 한마디로 말해 자유세계의 신문은 사회의, 아니 세계를 보는 거울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문의 기능을 잃어버린 신문이 있으니, 공산세계의 신문인 것이다. 뜻깊은 신문의 날을 맞아『자유세계의 신문과 공산세계의 신문』이란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차이점을 들어달라는 말로 해석, 반성을 겸해 말하고자 한다.

<자유세계 같은 속보없어>
우선 공산세계의 신문·통신에서는 발행하는 목적이 뚜렷하다. 공산주의 이론이나 당의 정책등을 국민들에게 주입시키는 사명으로 그들의 신문은 존재한다. 따라서 공산세계의 신문은 당의 선전이나 정부의 실적으로 가득차 있다. 기자들은 당의명령과 지시에띠라 오직 당을위해 취재활동을 하게된다. 설사 기자가 좋은 기사감을 발굴해내도 사전승인을 받아야하며 일단 기사가 작성되더라도 엄격한 검열을 받아야만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신문은 당의 선전문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자유세계의 신문은 당의 명령이나 정부의 계획에따라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수시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자유롭게 경쟁적으로 취재보도한다. 1초라도 빨리 사건을 포착, 신문에 반영시키는것이 기자의 생명이 되고있다. 그이유는 물론 공산세계의 신문의 경영자가 당이거나 국가인동시에 엄격한 통제를 받는반면 자유세계의 신문은 당·개인·국가 또는 공공기관등 경영자가 각양각색인 동시에 그처럼 엄격한 통제를 받지 않기때문일것이다. 공산세계의 신문은 당의 통제로 사회나 정책의 부정적인 측면을 들추어내거나 비판할 수가 없다.

<선전뿐인 재미없는 신문>
공산사회의 건설을 위해 긍정적인 면만 밝혀내고 또 이를 과장선전한다. 기자는 당의 지시에 따라 좋은 곳만 찾아다니며 미거만 보도한다.
신문은 따라서 재미가 없는 선전문으로 가득차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자유세계의 신문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보도하고있다. 이 기자들은 이 세상에 공개되지않는 뒷골목을 찾아다니며 끔찍한 사건들을 보도하는것을 특종기자라 자부하고 있다. 어떤 층의 사람들이 읽어도 신문은 재미있게 읽혀진다. 정치인은 정치면을, 깡패나 사기꾼도 사회면을, 청춘남여들은 구혼난을, 병든 사람은 약광고를 읽을수 있고 신문을 통해「펜팔」을해서 친구를 사귈수도 있다. 특히 만화는 사회나 정책을 비꼬기도 하고 날카롭게 비판하여 흥미를 끈다.
공산세계의 신문은 모두 한글로 횡서로 되어있다. 1면은 국내정치기사를 주로 당의 이론이나 선전문이 실리고, 2면은 교양(공산주의강좌등), 3면은 국제시사와 남한정세, 4면은 문화면으로 짜여진다. 검열이 너무나 엄격하기 때문에 수자나 사람의 이름등은 절대로 틀리는 일이 없고 외국수반의 사진이 1면에 취급되는 예는 거의 없다는 것이 특색이다.

<연설문이 전면 메울때도>
기사작성에 있어서도 경쟁이 없기 때문에 보통 취재기문이 수일씩 걸리며 한 사건은 거의 모든 신문이 공동으로 보도하는 것이 또한 특색이다. 기사의 문장은 소설문장처럼 길고 하나의 기사도 1면을 모두 차지할만큼 길다. 때로는 김일성의 연설문이 신문의 전면을 차지할 때도 있어 읽기가 지겹다.
이에 비해 자유세계의 신문은 한 사건이 짤막짤막하고 다양스럽다. 우리들이 매일 보는 것처럼 국한문혼용에다 종서라는 점이 다르다. 문장이 간단명료해서 읽기가 쉽다. 반면 경쟁이 극심한 속보성때문인지 가끔 정확을 결한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
이점은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왜 공산세계에선 그 재미없는 신문을 모두가 읽는 것일까? 이 점에 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말했듯 공산세계의 신문엔 당의이론, 정부의시책, 김일성의 연설문등 여러가지 당의중요논설을 중점적으로 싣는다.

<비판무서워 억지로 읽어>
1년에1∼2번씩 국민들은 당위원장앞에 가서 정치학습시험을 치르게되는데 이때 신문을 보지않았다면 한마디도 대답할수 없게된다. 모르면 당원들에게 극심한 비판을 받게되는데 이를 모면하려면 신문을 읽지않을수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공산세계의 신문은 당의정책을 배우기위한 하나의 교과서라할 수있다.
자유세계의 사람들에겐 신문이 정부시책의 교과서일수없고 즐거운 동반자이며 날마다 사회와 세계를 바라보는 거울과같은 것이다. 따라서 나는 아침저녁마다 신문을 보며 현실를 파악하고 세계를 호흡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전북괴중앙통신사부사장> 이수근 <문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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