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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어물 유엔무역개발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전세계 1백21개국(회원국 1백32개국)대표 약2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약2개월에 걸쳐「뉴델리」에서 열렸던 제2회「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29일 막을 내렸다. 이거창한「마라톤」회의의 결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진국「베이스」로 논의가 진행되었을뿐 저개발국은 실속을 차리지 못하고 끝났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회의의 주의제였던「특환」·「원조」·「일차산품수출」에 관해 선회의가 끝날무렵에가서 남·북 양쪽이 일단 합의를 보기는 했으나 무역과 원조를 통한 세계의 빈부격차를 좁히자는 남북문제해결의 관건은 다음으로 미루어 버렸다.
선진국측은 말하자면『특환·원조등에 관해서 저개발국의 의견은 듣지만 내용의 결정은 우리끼리한다』고 고자세를 취했었다. 그 반면 저개발국은「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아시아」등 이해를 달리하는「그룹」간에 분열이 생겨 통일전선을 펴지못해 그 만큼 대선진국전력이 약화, 구들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처럼「마라톤」회의의 결과가 실속없이 돼버린데는 회의시기의「타이밍」이 나빴던게 큰 원인이다.
북쪽 선진국이 생산의 양보도하지 않은데는「달러」위기를 느린「골드·러쉬」소동으로 『남의집 사정보다 집안사정』이 더 급박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월남전쟁의 격증으로 국제취지가 대폭적자를 나타내었다. 이 때문에「달러」불안을 가져왔고 저개발국원조에는 큰 몫을 낼 수 없는 원인이 되고있다.
영국은「파운드」화평가절하이후 전전 긍긍 상태. EEC에서는 불난서가「김전쟁」으로 미국에도전중.
서독, 이태리등은 미국의 강력한 요청으로「달러」방위에서 전면적인 협조를 해야할 지경이다. 이래서 선진제국은 주머니 끈을 조금도 늦출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후진진영 가운데「라틴·아메리카」제국은「아프리카」제국이 EEC와 맺고있는 기존 특혜를 패지하고 전세계공통의 일반특혜를 만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아프리카」제국은 기득권은 버릴 수 없다고 이에 맞서면서『특사의 대상에 농산가공품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이익도 없다』고 그들의 입장을 밝혔다.
인도,「파키스탄」등 개발도상국가들은 공업제품 및 반제품에 대한 조속한 특식실시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러한 제각기 상반된 이해가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데다 작년「알지에」회의헌장으로 알려진 선진국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가「저개발국의 산품과 경합하는 선진국의 합성품, 대체품 생산을 제한할것』을 주장했는가하면『원조조건을 기간50년 금리1%이하로 하라』는등 실현불가능한 무지한 요구를 함으르써 선진국들로하여금 진지한 협상「테이블」에 임할 수 없게 했다.
오히려 선진국들은『원조를 받기에 앞서 자조노력』을 저개발국에 요구했었다.
이번 회의의 결과를 굳이 따진다면 원조노력의 목표를 국민소득의 1%에서 국민총생산 (GNP) 의 1%로 끌어올린다는 것과 일반특혜에 관해선 70년대에 실시토록 노력한다는데 합 의한 것뿐이다.
오히려 이번 회의를 통해 앞으로 세계는 남·북량진영을 통해 새로운 지역별「계열화」현상이 일어날는지도 모른다는 관측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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