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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검진 후 정기적 사후 관리 '암 키울 틈 안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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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체크업에서 한 수검자가 PET(양전자 단층촬영) 검진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전신에 암이 있는지 살펴보는 검사로, 현존하는 기기 중 가장 미세한 암까지 잡아낸다고 알려져 있다. [김수정 기자]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지난해 사망자 수 26만여 명 중 27.8%인 7만1579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사망자 10명 중 3명꼴로 1위다. 2위인 뇌질환 2만5404명(9.9%), 3위 심장질환 2만 4944명(9.7%)과 비교할 때 현격하게 많다. 암은 이제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난치이긴 하지만 불치는 아니다. 단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은 조기발견과 정확한 치료다. 중앙일보는 가정의 달을 맞아 암을 뿌리뽑기 위한 의학정보를 제공한다. 조기발견을 위한 검진 프로그램과 최신 암 치료법, 그리고 최신 트렌드인 표적항암제 정보와 암 치료 후 영양관리법에 대해 소개한다.

노현자(가명·61·경기도 일산)씨는 지난 3월 세브란스병원 건강검진센터 ‘체크업’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환갑이 넘은 어머니를 위한 아들의 선물이었다. 모든 정밀 검사를 마쳤는데, 직장(直腸)에서 암이 발견됐다. 다행히 2기 초기 단계였다. 당일 바로 세브란스병원 외과 백승혁 교수에게 진료를 받고 수술을 위한 추가 검사 뒤 3주 후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보통 외래 진료 예약에서 수술까지 두 달 가까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3배 이상 시간을 절약했다. 노씨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현재 건강을 회복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검진 후에도 정기적으로 사후 관리

세브란스병원의 건강검진센터가 요즘 화제다. 세브란스병원은 ‘세브란스 체크업(Severance Check-up)’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며 지난달 26일 서울역 세브란스빌딩 자리에 새로운 개념의 건강검진센터를 열었다. 센터 이름인 ‘체크업’은 건강을 ‘점검(chek)’만 할 게 아니라 ‘향상(up)’시키자는 의미를 담았다.

 세브란스 체크업 전재윤 원장(소화기내과)은 ”수진자의 몸 상태가 좋아질 수 있도록 사후 관리에도 신경 쓰는 게 다른 검진센터와의 차별점”이라며 “예컨대 검진 결과 상담을 받고 돌아간 2일·3일·1달·6달·1년이 되는 날에 전화(happy call 시스템)를 한다. 병원에서 알려준 생활수칙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해 기록으로 남긴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건강 마일리지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질병개선을 위한 동기 부여를 위한 것이다. 예컨대 올해 검진을 받은 사람이 체크업에서 제시한 일정한 건강증진 목표를 달성하면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마일리지는 검진비용 할인, 검진 항목 추가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교수급 의료진이 정확한 검진 결과 제공

의료진도 교수급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일반 대학병원 건진센터에서는 레지던트나 인턴이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다. 교수가 있더라도 외래 진료를 보느라 실제 건진에는 참여하기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해 세브란스 체크업은 전문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내시경 전문 교수와 일반내과·이비인후과·심장내과·산부인과·비뇨기과·치과 등 각 분야 전문의, 그 중에서도 내로라 하는 명의들이 상주한다. 전 원장은 “같은 검사라도 어느 의사가 검사하느냐에 따라 암을 놓칠 수 있다”며 “우리는 21명의 분야별 교수급이 직접 검사를 해 이같은 오류를 최소화 한다”고 말했다.

질병 발견되면 전담팀이 즉시 외래 연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정성을 기울였다. 일부 검진센터에서는 프리미엄 검진과 VIP 검진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세브란스 체크업에서는 모든 검진자가 접수에서부터 검사·상담에 이르기까지 맨투맨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단지 검사 항목에만 차이가 있다.

다른 검진센터에서는 받을 수 없는 ‘신체 리모델링’ 검진(몸의 균형상태와 다리·팔·배 등 근력을 체크)도 선보인다. 설준희 교수(운동의학)는 검진 결과에 따라 개인별 운동치료요법을 처방한다”고 말했다.

 ‘유소견자 전담팀’을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검진에서 질병이 발견됐을 때 세브란스 병원에서 즉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몇 주에서 몇 개월씩 걸리는 ‘스타 교수’의 진료도 당일 받도록 배정한다. 세브란스 체크업 사무팀 최대종 본부장은 “서울역 세브란스 체크업에서 신촌 세브란스병원까지 차량 지원을 하며, 병원 도착 후엔 유소견자 전담팀이 수검자를 해당 과로 안내해 기다림 없이 진료를 보도록 배려한다”고 말했다.

가족력 따른 개인별 맞춤 건진 제공

규모와 장비도 재정비했다. 종전 보다 3배 이상 커진 4032m² 규모로 확장됐다. 환자 중심의 친환경 디자인과 호텔을 연상케 하는 고급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상담에서부터 각종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 후 무료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고급 까페테리아도 갖췄다.

 암 진단에 빠질 수 없는 영상장비인 MRI·CT는 물론 현존 장비 중 가장 미세한 암까지 잡아내는 PET-CT까지 갖췄다. 대학병원 건진센터에서 독자적으로 PET-CT를 갖춘 경우는 드물다.

 검진 프로그램도 다른 센터와는 차별점을 뒀다. 일괄 패키지 검진이 아니라 가족력이나 식습관 등에 따른 고위험 암과 기타 질환을 집중적으로 검사할 수 있게 맞춤검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컨대 30대의 경우 매년 위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면 다음해 다른 부위 초음파 검사를 받고, 또 그 다음해에는 CT검사를 받는 등 꼭 필요한 검사만 선별해 비용을 최소화한다. 전 원장은 “이윤이 아니라 진정으로 고객의 건강을 향상시키자는 게 세브란스 체크업의 목표다. 앞으로 신개념 건강증진센터로 자리매김해 모든 고객에게 인정받는 센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글=배지영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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