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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황금의 바람이 세계를 휩쓸고있다. 「런던」시장은 13일 40톤의 금덩어리를 사들였다. 10 「트럭」분의 금이 거래된 셈이다. 이 중량은 평소의 거래량을 두배나 넘고 있다.
같은날 「파리」의 시장에서도 기록적인 금소동이 일어났다. 9천6백80만「프랑」치의 「골드·러쉬」(금매점)현상이 벌어졌다. 그것은 평상치의 20배를 헤아린다.
서방세계에서만의 소동은 아니다. 「쮜리히」발 AFP통신은 동구 공산권의 여러나라들도 「스위스」·영국·「프랑스」의 은행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얼마전엔 중공도 덩달아(?) 「런던」의 자유금시장에서 약3억2천만「달러」의 금을 흥정,상해로 공수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다못해 중남미·중근동의 국가들도 쌈지돈을 끌러 금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10일동안에 세계의 금시장(주로「런던」)에서 거래된 양은 무려 3백50톤. 이처럼 황금의 태풍을 불게한 핵은 바로 미국「달러」에 있다. 금덩어리위에 두 발을 깊이 묻고있던 미국의 「달러」 는 어느때없이 빈혈상태에 있다.
최근엔 미국이 금태환을 중지할 것이라는 소문마저 떠돌고 있다. 세계의 쌈지끈을 쥐고있던 미국으로서는 체면손상도 이만저만이아니다. 오죽하면 「존슨」대통령의 입에서 『최후의 1「온스」까지 태환에 응한다』는 비장한 말까지나왔겠는가. 부자가 그처럼 옹색한 말을 해야 하게끔 된 형편은 넉넉히 촌탁할수 있다. 게다가 세계의 금창고인 남아연방(세계금생산고의 75%)은 금매각시장을 「런던」에서 「파리」로 옮길 것이라는 엄포를 놓고있다.
영국「파운드」가 초췌해진 원인도 있지만, 영국의 인권차별, 대아무기수출억제등이 그 나라의 마음을 다친 것에도 직접적인 원인이있다. 그런 틈새에서 「드골」불대통령은 그 근엄한 얼굴에 미소마저머금고 남아쪽에 추파를 던지는 형편이다. 「드골」은 그동안 슬금슬금금덩어리를재놓아 대외준비의 금비중이 무려9할이나 되었다.
「달러」의 위기는 이제 바로 턱밑으로 닥쳤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어떤 영향을 줄것이다. 월남전을 감당하고 있는 미국의 전쟁비지출을 알만하다. 황금의 바람대신 춘풍이 불려면 지상엔 우선 평화부터찾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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