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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가 돈을 더 벌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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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자녀가 이제 막 말을 시작했건, 브리트니 스피어스 콘서트에 갈 정도의 나이가 됐건 대부분의 부모는 한 번쯤 이 같은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직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오늘 날의 사회에서 이는 때로는 남편들이 결정할 문제다. 남편이 아내보다 월급이 적은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면 직업을 관두는 쪽은 여전히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부부 중 한 사람의 수입으로 사는 가정의 90%가 남성이 직업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여성이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오늘날에는 자녀가 있는 여성의 다수가 선택이나 필요에 의해서 직업을 갖고 있다. 2000년 발표된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전체 가정의 64%가 맞벌이 가정이다. 이중 7만5천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린 가정은 76%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양육 비용 및 세금 혜택 상실, 일과 관련된 부대 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계속 직장에 나가는 것이 살림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적어도 단기간은 그렇다.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매일 아침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는 것은 마음이 아픈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 계좌를 바닥낸다는 현실적인 문제다. 가까운 곳에 조부모가 살고 이들이 기꺼이 무료로 손주들을 돌봐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하루 종일 일해서 받는 임금의 대부분은 양육비에 들어가기 십상이다.

아동보호기금에 따르면 도시 지역에서 (7세 미만) 유아의 연간 양육비는 아이 1인당 최저 3천9백 달러(아칸소주 콘웨이, 스프링데일)에서 최고 1만2천9백78달러(보스턴)에 달한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비용은 다소 감소한다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실제로 도시 지역의 평균 유아 양육비는 공립 대학의 평균 수업료보다 비싸다. 이 비용이 2배에 달하는 도시도 있다. 집에 유모라도 두려면 사립 대학 1년 수업료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할 각오를 해야한다.


다행인 점은 자녀 양육비의 일부를 세금 혜택으로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회사들이 자녀 양육비를 위해 세전으로 연간 5천 달러까지 적립할 수 있는 탄력적인 지출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만약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가 연간 14만 달러를 번다면 지출계좌에 적립된 5천 달러로 연방과 주 정부 소득세에서 1천8백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소득수준과 자녀 양육비 지출계좌를 얼마나 이용하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자녀 양육비로 최대 2천4백 달러의 세액공제를 청구할 수 있다.

커피, 점심 그리고 그밖의 모든 비용
직업을 가지려면 양육비 외에도 교통비, 의상비, 드라이 클리닝 및 외식 비용 등 수많은 부차적 지출이 따른다.

매리 스나이더는 "이 작은 비용들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1996년 포춘지가 선정한 5백대 기업 중 한 곳에서 마케팅 부장을 그만 두고 '당신은 집에서 자녀를과 함께 지낼 수 있다(You Can Afford to Stay Home with Your Kids)'(1999)라는 책을 공동 집필했다. 실제로 그녀는 양육비와 방과 후 프로그램 비용을 제외한 직무 관련 비용으로 매달 9백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직장을 그만둠으로써 얼마를 절약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려면 몇 달만 직무와 관련된 모든 비용을 상세히 기록해보라. 통근, 외식, 드라이 클리닝 및 직장에 입고 갈 의복 등의 요인들을 명심하라. 저녁식사용 인스턴트 식품, 현금인출기(ATM) 이용료, 잔디 관리비, 가정부 서비스 등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써야 하는 추가 비용들도 빠뜨리지 말아라.

직업과 관련해서 쓰는 돈이 얼마인지 알았다면, 직업을 포기할 때 실제로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산출하라. 직업 유지 관련 비용을 통해 두 가지 사이의 차이를 비교해라.

집에 있어도 여전히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남은 마카로니와 치즈로 때우거나 가끔 어른들과 식사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집에 있으면 장거리 전화비나, 새로운 취미 생활 비용, 이따금씩 아이 돌보는 사람에게 주는 돈 등 돈 쓸 일이 더 생길 수도 있다.

스나이더는 "부부의 수입이 연간 5만 달러 이하라면 실제 집으로 가져오는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4월15일, 둘이 버는 것보다 혼자 버는 게 낫다
2인 소득 가정과 1인 소득 가정의 혜택을 저울질 하려면, 세금 관련 사항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인 소득 가정은 낮은 세율이 부과될 뿐 아니라, 둘 다 일하면서 소득이 높아져 해당 사항이 없거나 효과가 희석될 수 있는 소득공제나 인적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두 사람이 벌 때와 한 사람이 벌 때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개인고객자문그룹인 딜로이트앤투쉬의 세금 국장 앨런 랭거는 "예를 들어 뉴욕주에서 연간 14만 달러의 소득을 버는 부부가 한 사람의 수입인 8만 달러로 생활할 경우, 연방과 주 소득세에서 2만1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에는 사회 보장을 통해 절약할 수 있는 것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연간 소득 11만 달러 이하인 가정에 주어지는 아이 당 6백 달러의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10년까지 이 세액공제는 1천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다.) 다시 말하면 2인 소득에서 1인 소득 가정으로 전환하면 세전 소득은 42% 감소하지만, 낮아지는 세율과 자녀로 인한 1천2백 달러의 세액공제를 감안한다면 소득은 36% 정도만 감소하게 된다.

집에 있을 때의 숨은 비용들
그러나 사직하기 전에 몇 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직장을 그만두면 격주로 나오던 봉급을 잃게 될 뿐 아니라, 건강 보험(직업을 갖고 있는 배우자가 좋은 보험을 갖고 있다면 문제되지 않는다)이나 은퇴연금, 구속되지 않는 생활과 회사가 제공하는 장애보험 및 그밖의 많은 혜택들을 포기해야 한다.

은퇴연금 손실 하나만으로도 큰 타격이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수입이 연간 6만 달러이고 세전 소득의 10%를 401(k)에 저축해 왔다면, 당신은 무과세로 연간 6천 달러를 모을 수 있다. 거기에 일반적으로 1 달러 당 50 센트씩 보태주는 회사 측 납입금을 합치면 1년에 9천 달러까지 저축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은퇴계정의 최대 한도 3천 달러의 3배다.

게다가 몇 년간 일자리를 떠나 있으면 평생 벌 수 있는 잠재적인 소득이 상당히 줄어들 수도 있다. 잡지 '일하는 엄마(Working Mother)'의 샤먼 스타인 논설위원은 "일자리를 떠나 있던 시간만큼 승진이나 출세에서 커다란 손해를 보게 되고, 여자들은 이를 절대로 따라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남녀 간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출산 전에 세운 계획이 오래 간다
물론 수치가 전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부모들은 재정적인 문제와는 상관없이 가사를 맡을 것인지 계속 일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일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마음을 바꾸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일을 그만두자마자 복직하고 싶어하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니 두 가지 상황 모두에 대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인은 가능하다면 결혼하기 전에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임신 및 근무/생활 정책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점점 많은 회사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으며, 오늘날의 어려운 고용시장에도 불구하고 가정 친화적인 혜택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인은 "2002년에는 전에 없이 많은 회사들이 탄력적 근무시간제, 직무분할 및 재택근무를 비롯해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이전보다 훨씬 유연해졌다"고 말했다. "매년 일과 가정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부모들을 돕는 회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만약 당신의 회사에서 이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요구를 해야 한다. 스타인은 "모든 여성들은 직업과 관련해 새로운 계약안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고용주가 기존 정책을 고집하면 이를 받아들일 것 같은 회사에 이력서를 보내라.

이보다 유연한 직업이 있는가 찾아보면서 동시에 일을 그만 두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둔다.

'가정 재정(Family Finance)'의 공저자인 엘리자베스 루인은 "가정을 꾸리기 전에는 한 사람만의 수입을 갖고 생활하는 게 현명하다. 두 사람이 일을 한다면 다른 한 사람의 수입은 저축을 하라"고 조언했다.

만약 임신 기간에도 배우자 한 쪽의 수입을 저축할 수 있다면, 한 사람의 월급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드는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빚도 갚을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하면 월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그 뿐인가. 아기 기저귀 값 마련에도 걱정이 없을 것이다.

NEW YORK (CNN/Money) / 이정애(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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