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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킹만의 「한국인」 | 6·25때 고아로 입양 양부도 월남서전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통킹」만의 미국항공모함 「본·홈·리샤드」호에는 한국동란때 고아가 되어 미국에 입양한 홍성운군(23)이 상병으로 출전, 늠름한 모습이다. 홍군의 입양명은 「호리·홍·모셔」.서울이 고향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1가58의41호에는 동생성희양(21)이 살고있다.
홍군은 다섯살때 6·25를 만났다. 전쟁속에 부모를잃고 남매가 고아원을 여기저기 옮기며 자라다가 만난 사람이 한국전에 출전한 다정한 「모리스·모셔」상병이었다. 「목셔」상병은 홍군을 양자로 입양, 55년에 「노드·캐롤라이나」주 「페에테빌」로 데려갔었다. 입양한 홍군은 동생 성희양과 헤어져 「모셔」부처의 사랑으로 자랐고 그곳에서 국민학교, 중학교를거쳐 지난65년 「노드·캐롤라이나」국립대학공과에 진학했던 것.
그러나 항상 행복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월남전선에 출전한 양아버지 「모셔」씨가 대학에 진학한지 얼마안되 전사했다는 소식을 받은 것이다. 온가족이 슬픔에 싸이고 곧이어 생활이 어렵게되어 홍군은 대학공부를 중단해야했고 66년2월에 미해군에 지원입대한 것이다.
홍군은 미국에있는동안 편지를통해 서울친척집에서 자라는 동생성희양의 안부를알고 있었고 66년3월 휴가를얻어 17년만에 헤어졌던 동생을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다.
홍군은 군대생활을마치면 대학에 돌아가 공부를 계속하고 동생을 미국에 데려다가 함께살며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해주는 것이 자기의 할일 전부인 것 같다고했다.
홍군이 하는 일은 비행기의 점검·정비. 우리말은 거의 잊어버려 낱말몇개를 알아들을 정도이지만 고향을 생각하고 부모·동생을 그리워하는 한국인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인임을 조금도 불행하게 생각한 일도 없다고 홍군의 표정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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