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대에 대한 학사감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문교부는 오늘부터전국 사립대학에 대한 학사감사에 나섰다. 우리 대학사회의고질적 적폐인 정원외 학생모집의 실태를 파헤치기위해 예년보다 빨리 착수된 학사감사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찰이나검찰의 협력도 구할것으로 알려진 이 감사는 68년도 신입생모집에서의 정원외모집과정원외편입사실유무에 촛점을두고 실시되는듯 하다.
그리하여 4월말께 끝날것으로보이는 이 학사감사를 통해 부정이 드러나는 대학에 대해서는 총·학장승인취소를 포함하는 강력한 조처를 취할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로 여기서 우리는 박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를 배경으로 하는 올해 문교부의학사감사가 그야말로 소신있게 실시될것인가를 예의주시하고자 한다.
이번에도 또다시 행차후의 나팔이 되거나 용두사미가 되지않을것인가를주의깊게 지켜 보겠다는 뜻이다. 그것은 항웅 갈팡질팡을 일삼아온 문교당국의 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이 이번 경우에도 여전히 반신반의의 심정을 억누르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학사등록증교부문제에서 노정되었던문교부의 태도만해도 그랬다. 참된 이유야 어디있든간에 불과 사흘만에 당국이공식 발표한 내용이 송두리째 달라지는등 문교행정은 그야말로 국민의 집중적인 논란을 도맡아온 우리행정의영점지대였던 것이다.
물론 우리는 입학확인서나학사증을 발부하는 따위의 문교행정이 원칙적으로 정당하다고는 보질 않는다. 오늘날대학사회의현실이야 어떻든 궁극적으로는 그것이학원과, 또특히 대학의 자주권과 마찰을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사회의 현실에서 음성입학등을 통한 이른바 학원모리의 현상이 그대로 존속하는한, 적어도 과도적으로 그런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은 도도한국민의 소리였음을 외면할수없다.
이번에 실시되는 사대의 학사감사에 대하여 우리가 다년간에 걸친 적폐를 광정하려고 나선 문교당국의 용기를 격려하고자 하는 것은바로 이와같은 국민의 소리를 당국이 어느만큼 속시원하게 풀어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크기때문이라 할수있다.
둘째로 이번 학사감사에서는 정원외 입학문제뿐 아니라 정원내 음성입학문제에도「메스」가 가해졌으면한다. 다시 말하면 정원고수를 빙자한 원천적 부정행위가 있었는가 없었는가도 철저히 가려내 주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어떤 대학에서는 시험 성적에상관없이 미리 돈을 받고 입학을 내약했다는 설마저 있다. 문교부는 그런풍문의 진부를 가려내기 위하여 시험지의 조작과 낙방 수험생의부당입학등을 파헤치는데 있어서 압수수색영장의 발부마저 고려하고 있다하니 이의혹은 곧 흑백이 가려질것으로 아나, 역시 근본문제는이제 하나의 커다란 정치세력화한 학원모리배에 대해서당국이 얼마만큼 소신있는제재를 가할수 있겠느냐 하는 그 용기와 결단에 달려있다 할것이다.
그런점에서 문교부에의한 이번 학사감사는 그 성패가단순히 교육계만의 관심뿐만이 아닌, 전국민적인 관심사라고 하여야 옳을 것이다.
문교부가 그 조령모개적행정의 타성에서 과연 탈피할수있느냐 없느냐하는 문제와 문교부의 용기가 과연 언제까지 견지되어 부신을 씻을수있을것인가 하는 문제가 동시에 이번 학사감사과정에서드러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지적했지만 우리는다시한번 한국대학사회의 숙환부를 수술하려고 나선 문교부에 대해서 전례없는 과단성을 촉구하면서 그 용기가 결코 좌절되지 앉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