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나흘만에 피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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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강=강범석특파원】「라이플」과 「다이너마이트」를 가지고 일본의 한 온천장여관을 점거,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민족적 차별의식을 버리라고 위협해온 재일교포2세 김희로(41·일본명 가네오까·야스히로)는 범행91시간(여관점거88시간)만인 24일 하오 체포되었다.
이날 김은 인질 중 「시바다」씨(32)를 풀어주려고 현관 밖으로 한걸음 나갔다가 60여명의 일본보도진 틈에 끼어 든 9명의 일본경관에 의해 단4초만에 붙잡혔다.
수갑이 채워지고 발목이 묶이는 순간 김은 혀를 깨물어 자살을 기도했으나 형사들은 입 속에 손수건과 나무토막을 틀어넣어 자살을 막았다. 김은 지난 20일 밤 일본의 폭력단원 2명을 쏘아죽이고 「시즈오까」현 「스마다꾜」온천장에 숙박객과 여관주인 등 16명을 인질로 삼아 약3백여명의 경찰과 대치, 91시간을 버티어왔었다.
이날 저녁 7시 「시미즈」경찰서에 호송된 김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모두 얘기했고 목적을 이루었으니 죽어 갈 수 있다』고 진술했으며 즉각 체포장이 집행됐다.
자살기도를 경계하여 구치감에는 일본경찰관 7명이 밤을 새우며 지키고있었다.
25일 상오 본격적인 심문에서 김은 일본인 2명(강력폭력단 「이나가와」조 조원)을 죽인 것은 어음거래에서 25만원(일화)을 사취 당하고 모욕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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