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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고향…폭음에 돌아보고|「밤섬」 첫 발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시는 10일 하오 4시서 강 맞은편의 밤섬을 폭파했다.
김현옥 서울 시장이 3개의 「다이너마이트」 폭파 장치에 연결된 폭파 단추를 누를 때 이곳의 62가구 4백43명의 주민들은 섬 기슭에 모두 나와 눈물을 흘렸다.
이곳 도민들의 서로 돕는 모임인 율호 공진회 회장 지한경씨는 5백여년을 지켜온 밤섬이 문명이란 허울 때문에 없어진다는 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라고 한숨지었다.
올해 69세 된 김간란 할머니는 국유지라는 이유로 보상금조차 받지 못하게 됐다고 통곡했다.
김 할머니는 16세 때 남편을 따라 이곳에 왔으나 남편이 6·25사변 때 죽었기 때문에 문서도 없는 집을 10여년간 지켜왔지만 이 집이 자기 집으로만 알아 왔다고 했다.
이곳의 주민 62가구 가운데 보상금을 받지 못하게 된 집이 4가구.
서울시는 이드에게 토지 보상금 8백38만원과 건물 보상비 7백2만원을 지급, 밤섬에서 강 건너로 보이는 마포구와 우산 1천평의 대지에 5가구의 연립식 주택을 지어주기로 했으나 12일 현재까지 천막 l개씩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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