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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의 개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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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늘 경전선이 개통되었다. 순천에서 남해안을 따라 진주까지 이르는 이 철도는 80.5킬로미터 에 달하며 64년4월에착공하여 총34억원과 연2백52만명을 투입해서 피땀으로 이룩된 국내최초의 횡단선이다.
이 철도는 건설기간중 재원난,부지매수문제, 갱목부족, 섬진철교의 난공사등을 극복하고 드디어 철로가 지리산줄기를 뚫는데 선공하기에이른 것이다. 이는 국내 수송망의 확대와 지역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반가운 일이라고 할 것이다. 더우기 1925년에 일제의 남조선철도회사가 착공하여 이룩하지못했던 난공사를 42년간의 오랜 세월이 흐르는동안 우여곡절을 겪었었으나 그래도 결국 우리의 손으로 개통을보게 되었다는것은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경전선은 영남과 호남의 수송로를 단축하여 지역간의 경제교류를 촉진하며 남해안 일대의 수자원과 소백산지구의 지하자원을 아울러 개발할 수 있는 큰 구실을 하게 됐다고 할 것이다. 장차는 영남과 호남을 잇는 선편· 「버스」 등의 교통망으로는 부족될 수송량을 경전선의 개통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긴 안목으로 보아 다행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경전선의 개통을 보고 우리가 각별히 바라고 싶은 것은 영남과 호남의 경제발전의 지역간 격차를 줄이는 큰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영남지방이 공업지대인데 반하여 호남지방은 농업지대요, 광공업의 발달이 뒤떨어져 왔었다. 그러나 이제 호남지방에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어 금강대교의 준공을 비롯하여 전주 제1공업단지 그리고 새한제지공장등의 건설이 추진되었고 다시 경전선이 이두 지역을 연결함으로써 지역경제의 균형있는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공업화및 근대화의 기틀을 잡게되었다고 할수있다.
경제계발계획은 총체적인성장율의 상승, 생산및 고용의 증대뿐만 아니라 지역간의산업및 소득수준의 균형있는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그목적으로 한다고 하겠으므로 경전선의 건설은 그것대로 뜻이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철도전체로서는 매년 수지적자를 면치 못하고있는 실정에서 지방산업선의 합리적인 운영과 유지는 앞으로의 커다란 문제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더우기 경부선과 같은 기간철도도 노반을 비롯한 보수투자가 당면과제로서 제기되고 있으나 재원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서 적자운영의 여건이 짙은 지방선을 건설 운영함에 있어서는 각별한 대책이 미리부터 확고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앞으로는 지방선의 건설계획에 있어서 사회간접자본의 투자에 대한 경제적 효율성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운영상의 수지채산을 신중히 고려하여 착공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효율성을 무시한 겉보기위주의 사회간접자본투자는 일부 정치인들의 개인적인 인기전술이나 허망한 「피·아르」 효과를 높여주는것은 될지언정 결코 장기적인 국가발전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것이며, 때문에 우리는 오늘 개통을 보게 된 경전선연변주민들에게 드리는 축사와 함께 특히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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