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앙일보 칼라의 눈(110)>무장「게릴라」뿌리를 뽑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연7주야를새워>숨가쁘다. 얼어붙은 산야릍 종횡상하로 누비며 북괴 살인특공대를 쫓는 군·경수색대는 쉴틈이 없다. 서울에서 첫교전이 벌어진 지난 21일이래 연 일곱주야-. 31명중 23명을 사살하고, 1명을 생포 (26일하오6시현재)한이제 잔당은 허기지고 죽지못해살아꿈틀거리는 상태에 빠졌다.
물샐틈 없는 포위망은 점점 압축되고 적황만 있으면 5분이내 출동, 작전을 벌일수 있는 「5분대기 타격대」가 곳곳에서 전과를 올리고 있다.
미쳐날뛴 살인 「게릴라」의 최후1명까지 한사코 살려돌려보낼수 없나면서 수색나온 병사들은 이를 악물고-.
특히 연대장 이익수대령을 잃은 ○사단15연대 병사들은 사흘낮 사홀밤을 「노고산」 일대를 샅샅이 훑으면서 적, 아니 그들의 발자국, 숨소리까지도 기어이 찾아내겠다고 전신경을 세우고있다.
흰 눈위에 조그만 인적-. 그뒤를 좇아 끝장을 보는, 절저한 수색작전은 5일상오 경기도파주군파평면파평산에서 기어이 1명의 기진맥진한 적을발견, 투항을권하다 끝내사살하기도 했다. 이제 길잡이를잃은 살인 「게릴라」 잔당들은 상처입은 이리모양 발버등치나 아군의 철통같은 포위망은 죄어들기만한다.

<눈위의인적따라>
잔당7명-이들도 낮에는 꼼짝못하고 밤이되면 대부분이 사살되고 흩어진채 죽음을호흡한다.그나마도 포위망을 뚫지못해 자폭까지하여, 사지로 몰아보낸, 인간의 존엄을 깡그리 말살하려는 북괴집단의 냉혈적인잔인성을 드러냈다.
○사단15연대2대대장 김선길중령은 마지막까지 자수할 기회를 주고있으나, 잔당들은 인간을 외면하였기때문에 생포는 기대할수가 없다고했다.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 아군이있는곳을 짐짓 알려 주기도 했다. 모닥불을 본 적은 이를피해 돌아서거나 딴곳으로 빠지려들지만 온 산을 가득 채운듯한 아군의 잠복근무 병사들은 그 바늘소리 실오라기하나 놓치지 않고있다. 김중령은 말했다. 『살인특공대를 쫓는 아군에게는 그래도 「휴머니티」 가 있읍니다. 』
그래서 모닥불을 피워 적을 유인하고 산꼭대기만 찾아드는 이들을 밤에는 될수만 있으면 그대로내버려 두기도 한다면서여유를 보였다.
26일 새벽 밤을 지새우며 「노고산」 일대 파평산주변을 토끼몰이하듯 수색작전을 벌였던 모사단 수색중대원들은 그 사기가 드높다.

<「토끼몰이」작전>
서울청운동 앞길에서 1명의 특공대원이 폭사한후, 22일새벽에는 김신조 (북괴소위) 가 생포되고, 같은날 북악산에서 다시 3명이 사살된 이제 그 잔당의 완전소탕도 눈앞에 보는듯. 24일아침 포천에서 2명이 사살되고 밤11시에는 파주군법원리에서1명사살, 24일하오6시20분에는 미제○보병사단에서 1명을 사살, 24일하오3시엔 다시 노고산에서 1명사살, 이날상오11시에 도봉산지역에서 2명을 사살한것등 이제 발악하는 북괴의 특공대원이라고 남은것은 배고프고, 허기진채 흙을 씹는 극히 적은수에지나지않는다.

<식량바닥난잔당>
어리석기 짝이없다고 모지휘관은 말했다. 살인특공대 잔당은 아군 수색대가 지키는 길목을 곱게 찾아주고 있는것이다. 그들은 왔던길을 되돌아가려 덤볐다. 그만큼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북괴의 면모를 잘나타내고있다. 길잡이 한명외는 지리를 모른다고했다. 『가서 죽고 돌아오지말라』는듯 그들이 가진 양식도2∼3일분뿐-. 사살된 살인특공대의 모습은 한결같이 뱃가죽이 들어가 등에 닿을듯 했고 손과 발은얼고부어서눈뜨고는 볼수없었다. 1명은 얼어 터진발에 양말하나 걸치지못한채 스스로 죽음을택해 불에 뛰어들기도했다. 북괴가 선택해서 보낸만큼 그들의체격은 유난히 좋았고 그발악하는 최후의 모습은 그들이 얼마만큼 특공대원들의 가족과 그들의 생계를 위협했는지를 잘나타내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자수하려해도할수없었는지도 모른다.

<장렬한전사교훈>
악랄한 북괴는 그들이보낸 살인특공대를 유도하듯 휴전선 근방에 밤중에 횃불을 한때 밝히기도 했지만 이제는포기한듯 그횃불도 꺼졌다. 또 임진강을끼고 드는 한두군데에서는 철통같은 포위, 수색진을 교란이라도 하는듯 북괴측은 새로운 도발행위를 해봤지만 그때마다 물샐틈없는 경비에 맥못추고 이제 휴전선 이남, 아군의 작전지역내에선발붙일틈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동안 군·경이 당한 피해도적지 않았다. 그것은 『놀랍고 가슴아픈 교훈』. 종로서장최규식총경이 순직하고○사단15연대장 이익수대령등 지휘관급 장교, 그밖의 몇몇 사병들의 장렬한 전사는 우리들의 가슴깊이 새겨지게되었다.
그들은 지휘관으로서의 참된모습을 보여주었고 나라를 지키는 보람을 갖게해주었으며 보다더 반공의식을 깊게심어 주었다. 시민정신도 나라를, 자유를 지켜야한다는 굳은결의로 뭉쳤다.
군·경의 수색작전을 돕는 시민의 신고는 날이갈수록 많아졌고 그신고에따른 적사살도 늘어났었다. 이제 발악적인 살인특공대의 최후도 멀지않았다. 밤을지새우고도 피곤할줄 모르는 군수색대의 긴장한 모습은그대로 나라를 지키는 우리 전부의모습이기도 했다
글 백학준기자 사진 이중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