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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깔리는 세계경제|금준비철폐와 그 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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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존슨」대통령이 일반교서를 통해 의회에 입법조치를 요구한「달러」 방위를 위한 법정 금준비율의 철폐는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그 전망은 어떨 것인가? 새해 벽두 해외직접투자의 억제를 비롯해 해외여행제한·외국차관·국방 및 외국원조 억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불화방위5대조치를 발표한 「존슨」의 불화방위결의는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제 연두교서에서 법정금준비를 철폐, 이를 재확인하기에 이르렀다.

<백억불이 최후선>
「존슨」대통령이 지난17일 의회에 보낸 연두일반교서 중에서 불화방위에 관한 구체적인 제안을 한 것은 법정금준비철폐 하나 뿐. 『마지막 한푼까지 태환에 응해준다』는 굳은 각오를 선언한 것이 곧 교서의 의미겠고 이로써「파운드」화 평가절하-불화방위조처-영국긴축정책으로 이어져 내려오는「불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시키려는 의도가 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문제로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1백20억불의 보유금이 모두 해방되는 것은 아니고 1백억불만은 최후의「라인」으로 지켜질 것이라는 것이 서구 금융가의 평. 이렇게 보면 이번 조치가 실현된다해도 미국이 대외결제로 쓸 수 있는 금은 20억불정도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처지에 지난해 연말과 같은「골드·러쉬」가 일어나 한 주일에 4∼5억불씩 금이 유출된다면 큰일. 만일 미국의 금준비가 백억불을 내려가면 금교환의 정지, 말하자면 어떤 형식이든 간에 금과 「달러」와의 관련을 없애는 방법을 채택할는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있다.

<한해15억불적자>
이와 같이 불화방위를 위한 필사적인 미국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란서를 포함한 서구각국은 아직도 금가안정에 회의를 느끼고「불불안」이 이후에도 계속되리라고 전망하고있다.
그 이유는 월남전과 「존슨」대통령이 요청한 10%부가세 증세안의 실현여부.
지난해 월남전으로 인한 미국국제수지적자는 15억불. 총 30억불적자의 반을 점하고 있다.

<월남전한계 2년>
따라서 법정금준비철폐로 인해 대외결제분으로 돌아선 20억불이 소진하지 않으려면 2년안에 월남전이 끝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하나 증세안이 부결된다면 증세에 의한 세입증가분 1백20억불이 사라지고 이에 따라 69회계년도의 적자도 지금과 같은 2백억불이 되고 만다는 사실. 이것도 월남전이 끝나 전비 2백57억불이 필요없게 된다면 간단히 끝날 문제이진 하지만….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각국의 전문가들은 증세의 실현여부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일반교서에서 밝힌 69회계연도(68년7월∼69년6월) 의 예산줄거리는 증세를 전제로 세출증가분을 필요 불가결한 항목만을 인정, 적자폭을 80억불로 억눌러놓았다. 가능한 억제형 예산을 편성하여 「인플레」와 국내수요를 늘러 불방위의 보강수단으로 하려는 명백한 의도.


예산의 적자폭을 줄여 불화유출을 막으려는 증세안이 만약 조속히 의회를 통과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긴축정책을 요구해온 구주각국의 불만이 커질 것은 당연한 노릇.
이 점에서 본다면 불·서독을 포함한 EEC각국이 미국의 불화방위에 어느 정도 협력하느냐의 여부는 미국의 증세안의 실현이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갈은 재정상의 문제와는 달리 「존슨」대통령의 불화방위조치가 첫 번째 고배를 든것은 영국의 F111전투폭격기구입 거부. 지난 10년간 매년10억불을 넘는 영국의 항공기 구입이 끊어진 것이다.
무기판매·중기채 구입요청 등으로 해외방위비 지출을 5억불 삭감하려 했었던 「존슨」의 계획이 틀어진 첫「케이스」.
하여간 년간10억불씩 금이 빠져나가는 미국의 국제수지현상에 비추어 법정금준비철페로 얻어지는 20억불의 사실상 한도액을 두고본다면 앞으로 2년간이 금가안정의 성패를 결정하는 기간. 긴축예산을 짜면서까지 세계 금가와 기축통화인 불화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이제 그 고비에 이르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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