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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올해 15% 올랐지만 알토란 종목 남아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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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490대 후반으로 지난해를 마감했던 코스닥 지수가 어느새 570을 넘었다. 9일 종가가 573.35다. 이날 소폭(-3.35포인트, -0.58%) 조정을 받은 게 이렇다. 지난해 연말(496.32)에 비해서는 15.5% 상승했다.

 주가가 확 뛴 기업도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을 기준으로 주가가 지난해 말 대비 50% 이상 오른 업체가 174개에 이른다. 전체 코스닥 종목(988개) 5곳 중 하나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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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때 투자자들은 많이 오른 종목에 눈길을 주게 마련. 코스닥에는 한 번 흐름을 타면 강세를 이어 가는 경향이 있어서다. 지금까지 오른 종목 중 더 오를 가능성이 큰 것은 어떤 게 있을까. 중앙일보는 이를 대신·동부 등 8개 증권사에 물었다. 올해 상승률 1~100위 기업 중 유망 종목을 고르도록 했다. 그 결과 8개 종목이 2곳 이상 증권사로부터 복수 추천을 받았다.

 가장 많이 추천을 받은 종목은 아몰레드(AMOLED) 장비 제조업체인 AP시스템이다. 동양·현대·한화·한국투자증권 4곳이 AP시스템을 꼽았다. 올 들어 이미 주가가 87% 올랐는데도 그렇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아몰레드 투자를 늘리리란 것이 ‘강추’를 받은 이유였다. 동양증권 이병준 연구원은 “지난해 2150억원가량이었던 이 회사 매출은 올해 32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120억원에서 올해 31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뼈나 실리콘 보형물 같은 의료 소재 업체 한스바이오메드는 삼성·현대·NH투자증권 3곳으로부터 표를 받았다. 지난해 말 일부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최근에는 캐나다에서도 승인이 떨어졌다.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할 허가를 얻은 것이다.

 이 밖에 인기 모바일 게임 ‘윈드러너’를 만든 조이맥스, 중국에도 진출한 안과용 진단기기 업체 휴비츠 등이 복수 추천됐다.

 이번 조사에선 올 들어 많이 떨어져 반등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도 물어봤다. 가장 많이 주가가 빠진 100개가 대상이었다. 둘 이상 증권사가 지명한 곳은 모바일 기기 부품 업체인 멜파스 하나뿐이었다. 화면 터치와 관련한 반도체 칩을 만드는 회사다. 한국투자·현대·NH증권이 멜파스를 지목했다. 이 업체는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S4 부품 공급 대열에서 빠지면서 주가가 32% 하락했다. 그러나 하락 폭이 지나치고 태블릿PC 쪽 매출이 늘어나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유망 종목을 추천하면서도 큰 수익을 노리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코스닥 과열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졌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대표 기업들인 ‘코스닥 프리미어 지수’ 구성 종목의 현재 평균 PER은 20.5배다. 2010년 이후 15~18배를 오갔던 것에 비해 상당히 높다. PER은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코스닥 프리미어 기업들의 PER은 심지어 나스닥 주요 기업(17.4배)을 웃돈다. 북한 리스크 같은 것으로 인한 ‘디스카운트’가 있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은 격이다.

 현대증권 윤정선 연구원은 “이미 상승한 종목을 살 때 ‘오른 만큼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과열 기미가 있지만 그래도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이라는 견지에 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혁주 기자

◆설문 참여 연구원

대신증권 김용식, 동부증권 김승회, 동양증권 이병준, 삼성증권 홍승표, 한국투자증권 손시호·장기상, 한화투자증권 서용희, 현대증권 윤정선, NH농협증권 우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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