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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고흥 잇는 21㎞ '다리 박물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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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주 케이블 설치작업을 마친 영남대교 공사 현장. 2015년 완공할 예정이다. [사진 익산지방국토관리청]

현수교(懸垂橋)는 아치교·사장교 등으로는 불가능한, 경간(교각과 교각 사이)이 매우 긴 다리를 놓아야 할 때 사용하는 교량 형식이다. 주탑(柱塔) 사이에 적당히 늘어지게 친 다음 양편 끝을 앵커로 대지에 고정한 강제(鋼製) 케이블에 다리의 바닥을 매단다. 따라서 케이블 설치는 현수교 시공 과정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공정이다.

 국토교통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와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 사이에 건설 중인 연륙교(가칭 영남대교)가 최근 주 케이블 설치작업을 마쳤다. 주 케이블의 지름은 50㎝. 5㎜짜리 강선 총 2만㎞를 사용했다. 해상 교량 케이블 설치는 그동안 해외 기술과 장비에 의존해 오다 2011년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의 이순신대교에 이어 국내 둘째로 영남대교가 순수 국내 기술과 장비로 케이블 제작 및 설치를 마무리했다. 공사는 대림산업 등이 하고 있다. 영남대교는 길이 1340m, 폭 16.2m(2차로). 주탑과 주탑 사이 경간이 850m. 국내 현수교 중에서는 이순신대교(1545m), 울산만을 가로질러 공사 중인 울산대교(1150m) 에 이어 셋째로 길다.

 접속도로 1639m를 합쳐 총 연장 3㎞의 적금~영남 연륙교(영남대교) 가설공사는 2004년부터 추진, 공정률이 65%다. 사업비는 2648억원(시설비 2576억원, 보상비 72억원)이 들어간다. 원래 내년 말 완공할 목표였으나 올해 용도로 확보한 것 외에도 투입해야 할 사업비가 750억원에 이르러 1년가량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위에서부터 화양대교, 둔병대교, 낭도대교 조감도. [사진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이성민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도로공사과장은 “적금~영남 연륙교의 주 케이블 연결로 여수와 고흥 사이 섬들을 최단거리로 잇는 해상교량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 모두 완공하면 현재 여수에서 고흥까지 순천만을 우회해 1시간가량 걸리는 게 20분 정도로 단축된다”고 말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여수~고흥 국도 77호선의 나머지 구간인 여수시 화양면 안포리~화양면 장수리~조발도~둔병도~낭도~적금도 18.4㎞ 구간 공사를 4개 공구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상종합건설이 시공하는 1공구 화양면 안포리~장수리 8.8㎞는 편입 부지 보상이 70%가량 이뤄졌고, 7월 전후 착공한다. 폭 11.5~25m(2~4차로)의 도로를 개설한다. 사업비는 642억원(시설비 467억원, 보상비 175억원)을 투입한다.

 2공구 화양면 장수리~조발도 2.05㎞ 구간에는 현대건설이 화양대교(길이 854m)를 놓는다. 콘크리트 사장교로 가장 긴 경간이 500m. 주 경간장 기준으로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공사 장비·자재 운반을 위한 물양장을 조성하고 있다. 하반기 중 교량 기초공사에 들어간다. 공정률은 6.78%.

 조발도~둔병도~낭도 3.9㎞ 구간의 3공구에는 조발대교·둔병대교 등 해상 교량 2개와 낭도터널(길이 364m), 교차로 2개가 들어선다. 조발대교(길이 990m)는 ‘V’각 원형 일주탑의 비대칭 사장교로 조형미가 빼어나게 설계됐다. 둔병대교(660m)는 국내 최장인 170m의 중앙 경간을 배치한 PSC(PreStressing Concrete) 박스 거더교로 짓는다. 현대산업개발이 7월께 착공할 예정으로 낭도에 물양장을 만들고 있다.

낭도~적금도 3.65㎞의 4공구는 신동아건설이 공사를 맡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길이 470m의 아치교인 낭도대교를 설치하는 공사부터 시작한다. 영남~적금도~화양 사업에 올해 투입하는 예산은 690억원이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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