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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웨이브 망의 공평한 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전국 주요도시를 잇는 [마이크로·웨이브]망이 완공되어 21일 제1차로 서울∼대전∼대구∼부산간과 대전∼전주간이 개통되었다. 곧 이어서 내년 2월15일까지에는 전국15개 도시 사이에 총1천3백68회선이 모두 개통되어 우리 나라 통신시설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마이크로·웨이브]시대에 들어가게 됐다.
우리 나라에 처음으로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우편·통신제도가 도입된 것이 1884년의 일이었으니, 이로써 우리는 꼭 83년만에 두 번째의 우편·통신제도상의 획기를 찍는다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사회의 골격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전신·전화시설의 주축이 현대전자공학의 성과인 [슈퍼·헤테로다인]방식의 채택에 있음을 상기할 때 우리는 이번에 개통된 [마이크로·웨이브]망의 완성으로써 비로소 현대문명국가의 대열 속에 낄 수 있게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웨이브]망의 개통은 단순히 원거리 전화난 전파반송의 능률화 및 양질화에 기여하게 됐다는 의의이상의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 어제 개통식 실황중계방송을 통하여 전국민이 목도한 바와 같이 우리 나라는 장차 이[마이크로·웨이브]망을 통해 [텔리비젼]의 동시 전국중계가 가능해지며, 또 이미 광범위한 보급률을 나타내고 있는 [텔렉스]통신시설의 대대적인 이용이 실현케 되었다. 인원 60만 명의 기술자가 동원되었으며, 앞으로 이 시설의 유지 및 확장을 위해서는 또한 이에 못지 않은 경비 및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안다.
일단 개통을 보게된 문명의 이기를 훌륭히 활용하고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많은 기술자를 양성·확보하는 한편, 이들이 박봉 때문에 독직을 저지르는 사례가 없도록 미리부터 만전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문명의 이기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당국자들의 정책적 자세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례를 들어 이번 완공된 [마이크로·웨이브]망을 통한 [텔리비젼] 전국중계문제만 하더라도, 앞으로 그 이용에 있어서는 관·민영 방송할 것 없이 공평무사한 기회가 주어짐으로써 이와 같은 문명의 이기가 오히려 편파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과 국민부담이 전제로 된 외국차관으로 건설된 모든 시설들은 여하한 경우에도 그 혜택이 그것을 이용코자 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공평무사하게 균점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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