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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정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희랍내부의 혼란과 키프로스 문제를 중심으로 한 희랍·사이기의 대결은 중동지역에서의 또 하나의 「활화산」으로 비유되어 왔다. 지난11월 중순 키프로스 내에서의 희·사계 주민의 충돌과 더불어 전운이 감돌았던 희·사의 대결이 미국, 나토, 유엔의 조정으로 일단락 되자 희랍에서는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친왕파 군부중심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희랍의 정국불안은 1965년7월 파판드레오 수상이 왕정폐지를 주장한 때부터 시작하여 금년4월의 총선거를 앞두고 위기가 재연하여 마침내 동월21일 좌파득세를 꺼리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번 좌절된 쿠데타는 동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쿠데타로서 쿠데타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고 보겠다.
이번 친위쿠데타는 완전히 실패했으며 콘스탄틴왕은 로마로 탈출했고 그의 왕권은 모두 박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사정권이 이번 쿠데타를 좌절시켰다고 하더라도 희랍정국의 불안과 혼란은 가일층 심각해질 것으로 볼뿐만 아니라 희랍과 관계국과의 관계는 더욱 험악한 동결상태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4월 쿠데타와 이번 친위쿠데타는 쿠데타라는 점에서는 하등 다를 바 없지만 그 목적에 있어서는 적이 판이한 것이 있었다. 4월 쿠데타가 희랍헌정을 단절시킨 쿠데타라고 한다면 이번 쿠데타는 군사정권의 폭주에 반발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배경으로 국왕친위의 군부가 다분히 헌정복귀를 목표한 반발이었다고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군사정권에 대한 희 국민의 불만은 키프로스문제를 중심으로 한 사이기와의 대결에서 사이기가 요구하는 굴욕적인 조건(키프로스에서 희군1만2천을 철수키로 함)을 수락한데도 있었다. 또한 군사정권에 대한 관계국의 비판도 날카로운 것이 있었다. 지난9월말 구주회의는 희 국내에서의 인권존중을 권고했고 EEC는 희에 대한 5천5백만불의 원조를 중지했으며 EEC준가맹관계도 동결하는 제재조치를 취했다.
따라서 현 군사정권이 친위쿠데타를 진압하는데 성공했다하더라도 군사독재에 계속 음·양으로 저항하는 국민의 불만과 제관계국의 비판을 수습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윌슨 영국수상은 대 희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고 미국은 군사정권의 승인을 계속 보류할 것으로 시사하고 있으며 이것은 군사정권이 직면한 더욱 더한 파란을 예고하게 하고있다.
한편 콘 왕의 폐위를 선언한 군사정권을 게오르게·파파도풀로스 대령(수상 겸 국방상)을 중심으로 쿠데타 전의 과두정치(마카조레스 경제조정상과 파타고스 내상)를 더욱 경화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국의 안정은 어느 나라의 경우나 마찬가지이지만 민주정치를 확립하는데 있을 것이다. 희이 현금 분위기로 보아 민주주의라는 미주가 조만간에 양성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이 보인다.
끝으로 희랍은 6·25때 1개 보병대대와 공군1개 수송중대를 파한한 바 있었고 도합 1백96명의 거룩한 생명까지 바친 한국의 우방이다. 희랍의 정국안정은 중동평화를 위해서는 물론 나토를 비롯하여 그 밖의 우방국가에서도 지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우리한국의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이 집중되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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