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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코리아의 설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국의 절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정말 몰랐다.
6년간의 외교관 생활에 43개국이나 여행을 해보았지만 한국의 설경은 내 일생에 잊혀지지 않을 인상적인 것이었다.
지난 주말엔 강화도에 사냥하러 갔다가 그 일대의 설경에 홀딱 반해가지고 돌아왔는데 2∼3일전부티 서울에 함박눈이 내린 풍경을 보고는 정말 기뻐 날뛰고싶은 심정이었다.
어제는 일어나자마자 가족들을 정원으로 불러내 은세계로 뒤덮인 속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 아름다운 사진을 런던에 있는 부모님들께 보내주어야겠다. 얼마나들 기뻐하실까?
길거리에 나오니 몇몇 사람들이 비짜루를 들고 열심히 눈을 쓸고있다.
저렇게 아름다운 눈을 왜들 그렇게 쓸어버릴까 하고 고국에서 눈 구경을 좀처럼 잘 못한 나로서는 아까운 생각만 든다.
4년 전 말레이지아의 키나발루 산정에서 설경을 보긴 했지만 한국의 설경에 비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고 처가인 키프로스에서 본 설경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오고나선 이 생각 역시 수정해야 했다.
한국의 기후는 안개 많고 흐린 날이 많은 영국의 기후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조건이다.
단지 국토가 양분되고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아직 선진국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좀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좋은 자연적인 조건을 갖춘 한국은 분명히 희망에 찬 나라임에 틀림없다.
기후뿐만 아니라 한국의 음식 역시 외국인들한테도 대단한 인기가 있으며 한국여성의 세련된 몸맵시 등은 더욱 빛을 내게 한다.
이런 한국의 장점이 어째서 세계각지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지 모르겠다.
한국의 외교관이나 기자들은 해외에 한국을 소개하는데 더욱 분발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며 관광회사 같은 데선 올바른 한국을 선전하는데 더욱 힘쓰면 반드시 외국사람들한테서 큰 호감을 받을 것이다.

<영국대사관 2등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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