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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여전히 성장주인가?

중앙일보

입력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치를 여전히 1999년 당시와 비슷하게 여기고 있다.

MS는 더이상 급성장하는 회사가 아니다. 적어도 이번 주 실적 발표에 기초하면 그렇다. 그리고 일부 분석가와 기관 투자가들은 MS의 주식 가치가 예전같지 않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MS는 목요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분기와 다음 회계년도의 수익과 이익 목표를 하향 조정해 2003회계년도 이익이 4-6%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실적데이터 조사업체 퍼스트 콜(First Call)의 조사에 따르면 MS는 지난 5년간 매년 26.5%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예상 수치는 확실히 눈부신 성과가 아니다.

6월에 끝나는 4분기 이익 목표치를 주당 41-42센트로 잡은 목요일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MS는 이번 회계년도에 주당 1.82-1.83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다. 동시에 MS는 2003회계년도의 이익 목표치를 1.89-1.92달러로 낮췄다. 분석가들은 같은 회계년도에 MS가 2.01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측해 왔다.

그러나 메릴 린치와 퍼스트 알바니의 분석가들의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금요일 MS의 주가는 상승했다. (메릴린치가 내부적으로 형편 없다고 판단한 기업의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사도록 했다는 혐의로 현재 뉴욕주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일단 제쳐두자.)

높은 프리미엄 가치 없어

일부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은 MS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MS 주식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MS의 주식은 하향 조정된 2003회계년도 예상이익의 30배 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퍼스트 콜에 따르면 이는 향후 3-5년 간 1년에 15%씩 성장할 것이라는 장기 성장률 추정치의 꼭 두배다.

서밋 애널리틱 파트너스의 분석가 리처드 윌리엄스는 정점에 달한 소프트웨어 주식은 대개 그들의 장기 성장률의 0.5-1.5배에 거래돼 왔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MS의 주가가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것이다. 2년 전 나스닥이 절정에 달했을 때 분석가들은 MS가 연간 25% 가량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서밋 애널리틱 파트너스는 소프트웨어 분야만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독립적인 회사다. 이 회사는 평가 대상 회사의 주식은 전혀 보유하지 않으며 투자 은행과도 관련이 없다.

오른쪽 표를 보면 MS가 비슷한 성장률을 한 다른 주식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주가수익성장비율(PEG)로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PEG란 주가수익비율(PER)을 회사의 장기성장률로 나눈 것이다. 게다가 보잉이나 신용카드 대출업체 MBNA 등의 금융 서비스 회사처럼 주기를 타는 산업의 회사들은 그들의 경제적인 요인과 이자율 민감성 때문에 기술 회사들에 비해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MS가 보잉이나 MBNA처럼 저평가 받을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MS가 올해와 내년 탄탄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전형적인 월스트리트의 선호주인 홈 디포나 제너럴 일렉트릭 같은 회사처럼 프리미엄을 얹어 거래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MS의 펀더멘털이 개선된다면 프리미엄 가격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MS는 고전하고 있는 개인 컴퓨터(PC) 사업에 여전히 크게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MS가 크게 선전한 게임기 X박스도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MS는 유럽과 호주에서 X박스 가격을 낮췄다.

드레스드너 클라인보르트 바세르슈타인의 분석가 산지프 힝고라니는 "MS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오랫동안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높은 프리미엄을 얻기 쉬운 주식이다. 그러나 이전 같은 강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힝고라니는 금요일 오전 MS의 등급을 다시 '보유'로 분류하며, 2003회계년도 MS에 대한 이익 추정치를 주당 2.08달러에서 1.92달러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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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시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아만다 펀드의 부고문인 알렉스 발레실리오는 MS는 지금 투자자들이 확실한 수확 없이 기다려야 하는 채권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MS의 성장 전망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대체로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그들은 새로운 성장 활로를 만들기 위해 무던히 애썼지만 PC 사업에만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MS는 아만다 라지 캡 울트라 펀드가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그러나 발레실리오는 최근 이 펀드가 60달러 초반 선에서 MS 주식을 처분했으며 주가가 45달러까지 떨어질 때까지 다시 매입할 의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MS의 금요일 종가는 57.20달러였다.

확실히 MS만한 것은 없다. MS는 여전히 데스크탑 소프트웨어 분야의 최강이다. 또 장기간에 걸친 정부와의 반독점 소송, 리눅스 같은 저가 대체품의 등장 같은 어려움이 있지만 윈도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운영시스템이다. 게다가 부채도 없고, 3백87억 달러라는 믿기 어려운 현금과 단기 투자금이 기록된 대차대조표는 '먹어도 될 만큼' 깨끗하다.

다만 더이상 MS를 성장주라고 부르지 말라.

NEW YORK(CNN/Money) / 이정애(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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