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회사 재고 부풀리기 미 증권거래위 조사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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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심상복 특파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석유회사들의 재고 평가방식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FT는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업체에 영향을 끼칠 이번 조사는 특히 멕시코만에서 영업하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불건전한 재고평가로 지적을 받는 일부 업체들은 장부상 자산가치를 크게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며, 그럴 경우 주가에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석유업계에 따르면 석유회사들은 주식시장의 시가총액과 자산을 기준으로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기 때문에 관례적으로 재고량을 실제보다 늘리고 있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당수 석유업체들이 SEC에 대한 사업실적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증시 자금조달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해 재고 부풀리기를 해왔다"고 전했다.

SEC는 지난해 엔론 사건 이후 기업회계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고 있어, 이번에 일부 석유회사의 부당한 재고산정 관행에도 철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월가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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