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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오래할수록 인성점수도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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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청소년 시절의 스포츠 활동은 바른 인성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5월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이 서울 지역 중학생 500명의 인성을 점수화해보니 스포츠 활동을 오래한 학생일수록 높았다. 인성점수는 존중·책임·최선·배려·정직·공동체의식 등 6개 항목 22개 질문에 대한 응답(만점 5점)을 평균해 구했다.

 1년 이상 스포츠 활동을 한 학생의 인성점수는 3.86점으로 6개월 미만인 경우(3.57점)보다 높았다.

특히 공동체의식을 묻는 질문에서 1년 이상인 학생(3.69점)은 6개월 미만(2.36점) 학생보다 점수가 월등했다. 존중과 배려 등 다른 모든 지표도 0.3~0.4점가량 높았다. 체육과학연구원 노용구 박사는 “룰을 지키고 팀워크를 다지는 과정에서 협동과 배려 같은 다양한 인성 요소가 발달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도 스포츠 인성교육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7월 교육부가 전국 학부모 1만52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응답자의 92.5%가 인성교육을 위해 스포츠 활동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학생(3만1364명)의 86.6%도 같은 의견이었다.

 선진국에선 오래 전부터 스포츠 인성교육이 활성화돼 있다. 독일은 저학년 때 덧셈·뺄셈 같은 기초적인 내용만 배우고 객관식 시험을 보지 않는다.

학습 부담이 적은 대신 스포츠 같은 체험 활동으로 인성교육에 집중한다. 1970년대부터 ‘스포츠가 좋은 학생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학교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됐고 현재 7만5776개가 활동 중이다. 미국은 대학입학 전형 때 리더십과 사회성 같은 인성 평가의 비중이 높다. 특히 스포츠는 봉사 활동과 함께 인성 평가에 많이 반영되는 영역이다.

 스포츠는 인성은 물론 지능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저명한 뇌과학자인 하버드대 존 레이티 교수는 “운동은 팀워크·규칙 같은 사회성을 기르게 해 인성 발달에 효과적”이라며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신경성장인자(BDNF)와 뇌 혈류량까지 증가시켜 지능을 높인다”고 강조했다(『운동화 신은 뇌』).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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