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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인기| 「비틀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엘비스·프레슬리」의 노래가 세상에 판을 치고 젊은이들이「로큰롤」에 미쳐 놀아나던 것도 이미 1950년대의 일.
한때는 흑인 영가를 모방한 「조」의 노래가 고개를 들기도 했으나 60년대에 들어서 혜성처럼 나타난 「비틀즈」의 인기나 영향력에 따라갈 만한 것은 아직도 아무 것도 없다.
그들은 세계 구석구석을 쑤셔놓고 선풍을 일으켜 많은 다른 「팀」이 그들을 능가하려고 맹추격을 벌였으나 허사였다.
주가가 올라가기만 하던 더벅머리 「비틀즈」의 노래는 마침내 현재 미국전역을 휩쓸고 있는 「히피」족의 국가가 돼버렸다. 「비틀즈」가 부른 「그녀손목 잡고 싶어」는 63년이래 5백만 장 이상이 팔렸고「페퍼상사」는 3개월만에 무려 2백50만장이나 날개 돋친 듯이 파려 나갔다.
연간 2천만「달러」(약 54억원) 이상이나 벌어들이는「비틀즈」에게 「엘리자베드」여왕은 외화획득에 공이 크다고 훈장까지 수여, 수백만「팬」들을 더욱 열광케 했다.
한편 「비틀즈」가 지난 5년 동안 벌어들인 돈은 7천만 내지 8천6백만불 (2백억 내지 2백50억원)로 짐작된다고 「비틀즈」노래만을 팔아온 한「레코드」회사 주인이 추산.
그러나 치솟기만 하던「비틀즈」는 이제 중대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3, 4년 전 「비틀즈」의 노래에 길길이 뛰면서 울부짖어 그들을 영웅으로 만들어준 『초기의「팬」』들은 이제 나이가 들어 약간씩 점잖아진 것이다.
거기다가 음악이 약간씩 복잡해지고 심각해지는 한편 그들 4명의 「멤버」는 각각 자기나름의 취미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존·레논」은 머리를 박박 깍고 「스페인」에서 영화에 출연하는가 하면 「링고·스타」는 독창연습에 정신이 빠져있고 「조지·해리슨」은 인도의 고유악기 「시타르」연주에 홀딱 반해 버렸고 4명중 유일한 총각인 「폴·매카트니」는 콧수염을 기르고 「런던」서 영화에 출연하다가 「비틀즈」에서 탈퇴하겠다는 성명을 내고는 여우「제인·에이셔」양과의 교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제 그들은 노래만 하는게 아니라 작곡도 하고 감독 제작도 하면서 「오키스트러」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그들의 「취미」를 살리면서 새로운 「나」를 돈으로 살수 없는 진실 된 것을 찾겠다는 집념으로-. 한때는 발광하는 「팬」들 때문에 집담을 높이고 경비원을 채용하고 비밀전화까지 설치해야만 했던 그들도 「사생활」이 몹시 그리웠던 모양. 비틀거리며 노래하던 「비틀즈」의 인기는 정말 비틀거리는 것일까? <김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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