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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증세안의 고민|월남전비 짜는 「존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0「프로」 증세안을 의회에 내놓고 사상 최하위의 자리로 내려앉은 「존슨」 대통령의 인기는 『월남전비의 조달이 얼마나 힘겨운가』를 역설적으로 엿보이게 했다. 하지만 빗발치는 납세자의 여론을 외면하듯 상원은 23일 미의회 사상 단일 규모로 최고인 7백억1천만「달러」의 국방비를 통과시켰다. 인종폭동 증세안 북폭 확대로 인한 인기 하락을 무릅쓰고 「존슨」 행정부가 매 노선을 치닫고 있는 것은 한국전에서 전비조달 경험이 미국의 막강국고를 웅변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갤럽」 여론 조사의 인기 39%로 역대 대통령 중 「존슨」과 최하위로 동률인 「투루만」 대통령의 고난의 계절도 한국전이 막바지에 이른 52년말-.
미 「크리블랜드」 중앙은행 부총재이며 경제학자인 「윌슨」씨는 최근 보고에서 『한국전비에 비하면 아직도 월남전비가 훨씬 가벼운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는 65년 월남전을 본격화 시킨 이래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50%로 뛰었으나 이는 미 총생산고의 10%(순수한 월남전비는 3%)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인 50년∼52년의 국방비 지출은 2백60%로 껑충 뛰어 국민총생산고의 14%가 한국 전선에 퍼부어졌다.』고 분석했다.
두 전쟁을 낱낱이 비교한 이 조사는 두 전쟁의 차이점으로 ①한국전 때도 법인세를 50%, 개인세를 30% 인상 ②총세입을 30% 인상 ③2년 동안 3백30억의 국방비를 증액시켰다는 사실을 들고 그러나 월남전에선 ①「인플레」를 막는 주무기로 재정 정책보다 통화 정책을 써서 예산의 비국방비 지출을 도리어 증가했으며 ②65년 「에스컬레이션」이래 국방비는 2백40억 증액 ③특히 그중 1백40억을 연방 채무로 메움으로써 국민부담을 막았다는 것.
그러나 한국전 때는 2차전 때의 배급제의 기억이 가시지 않아 재화의 비축경향이 두드러져 한국전 3·4분기엔 소비자 지출이 년30%로 껑충 뛰어 「인플레」를 막기 위해 증세를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존슨」의 증세안에 『남을 돕기 전에 자신을 돌아 보라』는 외침이 의회에서 울려나오고 있다.
외원을 줄이고 미국 자신의 도시문제, 인종분규, 인구집중 등의 문제를 돌보라고 미국 신문의 사설들은 주장하고 있다. 내년 외원액은 「존슨」의 요청액 보다 8억「달러」나 줄었다. 증세안에 덩달아 지방세와 판매세가 벌써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회보장세도 들먹이고 있다. 「증세안」이 통과되면 법인세는 현 48%에서 52%까지 올라가리라는 것. 「존슨」대통령은 『1만「달러」(년) 월급장이가 월9불25선만 더 내면 된다.』고 TV로 호소하면서 64년에 그가 하원에서 통과시킨 소득세 감세안의 연액도 안 되는 것이므로 결국 64년 감세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계에서는 「인플레」보다 증세로 국민 소비생활을 억제하는 것이 전비를 충당하는 온당한 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 경제가 팽팽하게 고율로 움직이고 있기는 하나 미 국력이 빵과 대포를 충족시키지 못 할만큼 휘청거리지는 않는다고 정부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를 일으킬 잠재력이 증세안을 내지 않으면 안되게끔 거세다고 보고 작년 초에 이미 증세를 단행했어야 했다고 비판-.
한국 전 때는 흑인가와 빈곤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었다고 꼬집고 있는 실정. 【호놀룰루=최규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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