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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서 철로폭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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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포천군 초성리 현장=백학준·장홍근·김호식기자】5일밤 10시 5분 서울발 신탄리행 경원선 제 311호 통근열차 (기관사 오경섭·36)가 초성역(경기도 포천군 청상면) 남방 5백미터지점(용산기점 59킬로)에 이르렀을 즈음 철로가 「티엔티」로 보이는 폭약으로 폭발, 급「브레이크」를 걸었으나 탄력으로 동열차 객차 6량중 3량이 탈선 5백여 승객중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급보를 받고 출동한 교통부와 군경조사반은 폭발 현장에서 개울건너 숲속까지 「코일」선 1백50미터가 끌려있는것을 발견, 폭파를 계획적인 것으로 보고 「민탁골」주변을 포위, 범인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철도폭파는 우리나라철도 사상·처음 있는 일.
이날밤 동열차가 사고지점에 이를 무렵, 열차의 약10미터 전방에서 갑자기 시뻘건 불덩이 가 치솟으며 요란한 폭음과 함께 철로가 폭파, 기관사 오경섭씨가 급정거했으나 이미 때가 늦어 동차인 앞 객차3량이 폭발지점을 넘어 5미터밖으로 탈선해버렸다. 이날 사고는 열차가 폭발물이 매몰된 지점직전에 이르렀을 때 터져 다행히 피해가 적었으나 폭발시간이 단1초만 늦었어도 무수한 피해자를 냈을 뻔한 위기일발이었다.
폭파와 탈선으로 한쪽 「레일」이 약45미터 동강이 난채 일부분이 1백미터 떨어진 인근 부락 민가의 주춧돌을 뚫고 있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이병조 서울 철도국장및 육군○사단참모장, 포천경찰서장등의 진두지휘로 철도국선로반원 60여명이 동원돼 철야작업으로 가선부설공사에 나섰는데 6일 상오11시 열차가 간신히 지나갈수 있을만큼 복구되었다.
그런데 사고나기 15분전인 9시50분쯤엔 신탄리발 서울행 3l2호 열차가 이 지점을 무사히 통과한바 있다. 군·경합동수사반은 폭파된 철로 부근에서 TNT폭발용 지름0·5밀리와 철선2개를 발견하고 폭발물도 TNT 10∼20파운드 성능의 폭약임을 알아냈다.
수사반은 깊이1미터 둘레2미터로 폭파된 철로 바로 밑 수문에 30여개의 어지러운 발자국이 있고 현장에서 1백50미터쯤 떨어진 한탄강 건너 「민탁골」골짜기에서도 0·5밀리의 철선토막과 「바테리」를 사용한 흔적이 있음을 발견했다. 수사반은 이번 범행이 2∼3명의 북괴간첩이나 공작대의 소행으로 보고 이웃 육군모사단 병력을 총동원 정찰기까지 동원하여 범임이 도망한것으로 보이는 「민탁골」주변을 포위, 수색작전에 나서고있다.
수사반은 이들이 군용열차도 아닌 민간열차를 노린것은 휴전이후 처음 있는 것으로 휴전선근방의 주민들에게 심리적인 효과를 노린것으로 보고있다.
한 수사관은 이러한 행위는 북괴중앙당의 지시가 있어야만 할수있는 성질의 것으로 사전에 충분히 계획된 것으로 보았다.
사고현장 부근에는 민가가 드물고 곡선반경 4백의 급「커브」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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