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이상 도시가구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4일 ‘중산층 현황의 다면적 분석과 중산층 확대 전략에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2인 이상 도시가구 중 소득 중위 가구(중간 50% 지점)와 상위 25% 가구의 가처분소득 격차가 지난 20년 사이(1992~2012년) 월 74만원에서 121만원으로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가구 교육지출 격차는 12만원에서 31만원으로 2.6배 벌어졌고, 식료품·주거·교육비를 뺀 가처분소득 격차도 62만원에서 108만원으로 확대됐다.
윤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중산층이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통계상으론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중산층은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사이에 있는 중위 60% 가구’ 또는 ‘중위소득의 50%~150%에 있는 가구’를 의미하는데, 어느 쪽이든 소비지출 기준으론 중산층의 비율이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산층이 엷어졌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은 소득격차 확대에 따른 ‘터널효과’ 때문이라는 게 윤 위원의 분석이다. 터널효과는 차가 막혔다가 뚫릴 때 자신만 앞으로 빨리 나가지 못할 때 느끼는 주관적 박탈감으로, 소득격차가 확대되면서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다.
세종=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