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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폴크스바겐 부유층 겨냥한 고급차 개발

중앙일보

입력

서민용 자동차 생산사로 출발해 아직도 ‘경제적인 경차 메이커’라는 이미지가 강한 독일의 폴크스바겐사가 시장 전략을 대폭 수정해 부유층을 겨냥한 고급 승용차 파에톤을 선보였다.

폴크스바겐은 3월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모터쇼에서 이 자동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자동차 업계는 폴크스바겐이 파에톤을 내놓은 것은 대단히 혁명적인 발상에 따른 것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유럽 언론들이 보도했다.

폴크스바겐사는 ‘경차’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그 모그룹인 폴크스바겐그룹은 이미 아우디 벤틀리·브가키·람부르기니 등의 보유 브랜드를 통해 고급 자동차 시장에 깊숙이 진출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보면 소모적인 내부 경쟁만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개발비를 들였고, 앞으로 적지 않는 판촉비를 투입할 새 자동차 모델이 시장에서 실패할 경우 폴크스바겐그룹의 다른 브랜드들도 따라서 이미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폴크스바겐사는 1억8천만 유로를 들여 옛 동독 지역인 드레스덴에 파에톤을 생산할 최첨단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은 숲 한가운데 위치한 것처럼 조경에 신경을 써서 환경친화적인 21세기형 공장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으며 건물의 벽면을 대부분 유리로 지어 밖에서 생산 과정을 볼 수 있다.

문제는 공장이 일류인 만큼 자동차의 판매량도 일등을 달릴 수 있느냐이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은 파에톤이 처음 몇 해 동안은 잘 팔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결정된 베른트 피셰츠리더 박사는 “파에톤의 성공은 판매량으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파에톤이 폴크스바겐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면서 얻는 이익이 더 높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 매출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골프’와 ‘파사트’ 모델은 가격이 2만5천∼3만 유로에 지나지 않아 세계적인 브랜드의 폴크스바겐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중저가 모델은 많이 팔아도 이익이 별로 생기지 않는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파에톤 출시를 계기로 폴크스바겐이 이미지도 높이고 비싼 차로 주종을 바꿔 이익을 높여보겠다는 것이다.

글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ciimccp@joongang.co.kr)
출처: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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