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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나자 "몰랐다"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창경원안 관람객의 휴식처였던 수정궁이 3층팔각정으로 새 단장한 후 서민들을 외면, 1층은 고급「레스토랑」, 2층은 「카바레」 3층은 궁중요리전문의 요정으로 특수층을 위한 밤의 유흥업소로 전락, 허가도 없이 영업을 하다가 말썽이 되었다.
이 같은 유흥업체가 고궁인 창경원 안에서 무허가영업을 했어도 관리관청인 창경원당국은 물론 단속관청인 종로보건소와 동대문서는 『전혀 몰랐다』고 발뺌, 시당국으로부터 묵인 및 수회여부를 조사받게 됐다.
지난12일 재일교포 윤영춘(43·북악관광 사장)씨가 총 공사비 3천5백만원을 들여 개관한 수정궁은 당초 문화재 관리국과의 계약에서 1층은 대중식당 2, 3층은 고급사교장을 만들기로 했다고 수정궁측은 말했다.
수정궁이 하갑청 문화재관리국장의 협조의뢰서와 김만규 창경원소장의 사용승낙서를 첨부한 「카바레」허가신청서 등 소정의 서류를 종로구청에 제출한 것은 8월7일.
이 서류가 26일 종로보건소를 거쳐 서울시에 접수된후 말썽이 나자 서울시는 『2층은 당초 건축허가시 예식장으로 되어있다』고 말하면서 28일 이 서류를 모두 반려해버리는 한편 서울시는 수정궁의 무허가영업여부와 종로보건소의 묵인 및 수회여부를 31일 뒤늦게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개관당일 수정궁은 종로보건소직원들을 초대, 향응을 베풀고 창경원정문 아닌 월근문이란 독자적인 통로를 통해 창경원정문이 닫힌 후인 하오6시부터 관람객이 아닌 특수유흥객을 끌어들여 「카바레」를 열어 영업행위를 해왔다.
이에 대해 김 창경원소장은 『「카바레」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있으며 그것은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라 변명, 『월근문은 수정궁과 공동관리, 2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수정궁은 고급유흥장을 벌였다고 말썽이 나자 30일부터 영업을 중지했다.
한편 대중식당이란 수정궁 1층의 음식값도 엄청나 「햄버그」4백원, 「코피」50원, 「콜라」1백20원, 맥주2백20원, 「옴라이스」2백원등으로 손님들의 외면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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