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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중 구출가능|매몰광부 김씨, "귀찮다 전화 말라"짜증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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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양=김성수·최해명·박영수기자】속보=갱 속에 매몰된 김창선씨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매몰된 흙을 파 올리고 있는 구조대는 29일 정오 현재 김씨와의 거리를 7미터60센티로 단축 시켰다. 작업도중 아무런 사고만 없으면 김씨의 구조는 30일 하오쯤에는 거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갱 속의 김씨는 29일 상오 귀찮다고 『전화 하지 말라』고 짜증을 내면서 『빨리 구출해달라』고 말해왔다.
김씨는 29일 새벽녘에 갈증을 참을 수 없었던지 갱내의 비소가 풀려 인체에 해로운 배수「탱크」에 괸 물을 마시고 흙투성이 옷을 물에 씻어 씹는 등 『맥박이 그칠 때까지 삶을 포기 않겠다』고 전화로 제2 배수장에 있는 동료들에게 알려왔다.
김씨는 사고당일 흙더미와 함께 무너지는 철근에 가슴과 옆구리를 맞아 숨쉬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이날 자정쯤 흙을 파내다 김씨가 갇혀있는 배수장에서 지상으로 연결된 배수「파이프」를 발견, 물을 부어넣었으나 그「파이프」는 도중에서 끊겨졌음을 확인하고 크게 실망했다. 제2 배수장에서 전화를 열어 놓은 채 김씨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있는 갱부들은 김씨가 이따금씩 『아…』하고 괴로운 한숨을 쉬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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