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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본질은 뭔가 - 국제생화학연합회장 「세베로·오초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전의 분자적 「매커니즘」에 관한 우리들의 이해는 근년에 이르러 참으로 눈에 띠게 급속한 진보를 이룩했습니다.
생명의 청사진인 유전자의 암호는 DNA(데옥시리보 핵산)의 핵산염기의 직선배열 중에 포함되어 있고 그 암호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하는 RNA(리보 핵산)의 염기연쇄에 옮겨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 이 핵산염기연쇄가 단백질의 1차 구조 즉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의 1차 구조의 특성이 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1964년 초엔 이 암호는 거의 해독되고 1967년에 이르러서는 완전할 정도로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이 암호는 중복하지 않는 3문자 암호라는 것이 직접증명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개개의 「아미노」산을 결정하는 염기의 3문자, 즉 「코돈」의 전부가 지금은 발견되고 있습니다. 더욱 일종의 「코돈」이 구속 점에 상당하고 유전문 해독의 개시와 종료를 신호한다는 것도 알게 돼있습니다만 여기서 말하는 유전문이란 개개의 「폴리페프티드」 연쇄의 청사진을 말합니다. 「폴리페프티드」 연쇄의 개시와 정지에 따른 분자 기기는 이제 집중적인 연구의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 그 동안 전이RNA의 핵산염기배열의 결정을 둘러싸고 이론상 훌륭한 활로가 개척된 것을 우리들은 목격해왔습니다.
전이RNA는 활성 「아미노」산을 단백질의 조립공장에 운반하는 역할을 맡으며 또 「메신저」 RNA의 핵산염기배열에 의해 지시를 받는 대로 「아미노」 산을 바르게 배열하는 일에도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6개 이상의 전이RNA의 핵산염기배열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모든 RNA도 멀지않아 판명될 것입니다.
이 중요한 연구영역에서는 전이RNA에 있을 것으로 예언되어온 「안티·코돈」의 존재를 이미 증명하고 분자의 2차 구조를 가려낼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이RNA와 그 「아미노아실RNA신세타제」간의 특수상호작용 및 「리보솜」의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곳(장소)도 곧 밝혀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백질의 X선 결정 학상 빛나는 업적을 그 뒤에도 계속되어 최근엔 수종의 효소(리조팀·기모트립신·리보뉴크레아제)의 3차 구조도 거의 증명되고 있습니다. 그 성과에 따라 이들 효소의 활성부위의 구조도 명확히 알 길도 트이고, 나아가서는 효소촉매현상의 「메커니즘」도 더욱 완전히 파악하게 될 것입니다.
또 한가지 괄목할만한 진보를 이룩한 영역은, 효소와 그 활동을 촉진시키거나 억제하는 물질(호르몬·대사산물)과의 「알로스텔릭」한 상호작용의 연구입니다.
이와 같은 생물학적 촉매작용의 규제라는 분자 내 현상에 관하여 우리들의 이해를 깊게 함으로써 생화학은 대사활동의 제어라는 전체적 문제를 추구하는 위대한 연구분야를 개척한 것입니다.
특히 흥미를 돋우는 것은 천연효소가 구조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2개의 이종의 소단위(그중 한가지는 「알로스텔릭·콘트럴」에 주로 관계하고 있다)로 성립되고 있는 경우입니다. 유전 「레벨」에 있어서의 「콘트럴」, 즉 전사 혹은 번역의 제어에 관하여 말하자면, 오랫동안 탐구되어온 억제인자(레프레서)중 수종이 마침내 단리 되고 그 단백질을 증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회의 국제생화학회의에서 이번 동경대회에 이르는 동안 모체가 되는 RNA분자의 효소적 모사에 의해 병원 「바이러스」 RNA를 시험관내에서 합성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증식 불능한 「바이러스」 입자를 시험관내에서 조립하는 것도 따라서 꿈이 아니게 됐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만 분자생물학의 크게 진보된 결과를 인류가 이용하자면 어떠한 실제적 방법이 있는가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초과학의 진보는 조만간 실제적인 응용에 도달한다는 것은 뻔한 일입니다.
생화학 유전학 그 밖의 생화학 부문에 있어서의 진보는 상해를 받거나 결함이 있는 유전자의 수리 개량 교환 등에 장차 이용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이러스」에 의한 유전자의 재결합이나 변환을 「콘트럴」하면서 이용하면 그것을 성취할 실행가능 한 방법이 생겨날 것입니다.
돌연 변위의 결과나 혹은 「바이러스」 유전물질이 끼어 드는 것에 의해 변화한 유전자는 종양세포의 끊임없는 생장과 증식성의 원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DNA의 모사, 즉 세포분열에 선행하고 아마도 그 계기가 되는 과정을 제어하는 요인을 알 수 있게 된다면 악성종양(즉 암)의 성질해명에 크게 보탬이 되고 또 암의 예방과 치료를 취한 합리적인 길도 트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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