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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해 성장률 7.5% 무난 … 엔저 정책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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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7.5%) 달성은 무난할 것이다. 낙관적으로는 8% 성장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9∼10%의 고성장 시대는 끝났다.”

 허판(何帆·42)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및정치연구소 부소장은 23일 중국의 ‘성장 쇼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제조업 투자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정부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없고 소비 여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일본 경제가 회복하면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성장률 급락) 위험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허 부소장은 김정은의 전쟁 위협에 대해선 “불안감을 고조시켜 북한 내부 권력기반을 강화하고 미국·한국에 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한 뒤 “불장난이 재미있을지는 몰라도 자기 발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일본의 엔저를 용인했는데 중국의 입장은.

 “한국이 직접적 피해를 보겠지만 중국도 엔저 정책을 우려한다. 중국은 ‘통화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환율은 국제수지 불균형을 조정할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G20이 싸움터가 돼서도 안 되겠지만 세계경제 불균형을 조정하는 분명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일본이 공식 참여했는데.

 “일본은 7~8월께 협상을 시작하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TPP에 대해 중국 내부에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 따른 중국 포위로 보는 부정적 시각이 있고, 다른 한편으론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라운드 협상의 진전이 없다 보니 TPP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경제협력 차원에서 진정으로 중국의 참여를 원한다면 중국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중국은 WTO 가입 이후 경제가 좋아졌다. 일본도 농업 개방에 대한 불안감이 있고 베트남·싱가포르도 국유기업 개혁의 부담이 있다. 따라서 중국은 TPP 담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TPP의 정당성에 한계가 따를 것이다.”

 -중국은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결국 포기하나.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면 한반도 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 위기가 발생하면 모두에 불리하다. 특히 한국 경제는 안보 위기에 취약하다. 비핵화는 안정의 기초이지만 비핵화만으로는 안정을 보장하지 못한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장기적으론 북한이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도 발전하도록 국제사회가 도와줘야 한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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