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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온 편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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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구 이외에도 생물이 있느냐는 문제는 오랫동안 인류의 「로맨틱」한 꿈이다. 세계적 권위의 생화학자 5천여 명이 모인 제7회 「국제생화학회의」(동경·20∼26일)는 「우주생화학」 부문을 등장시켜 관심을 모은다. 「우주생물」에도 과학의 빛이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호일」의 「암흑성운」이나 「클레멘트」의 「20억 개의 바늘」이라는 과학공상소설은 이미 우주생물을 「테마」로 삼고 있다. 그것은 식물이라고도, 곤충이라고도 하며 또 어느 공상가는 괴수라고까지 말한다. 맹랑한 공상들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소련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생화학은 최첨단에서 우주에 비상한 촉수를 뻗치고 있다. 아직은 불완전한 단계이지만 과학의 관심거리로 주목을 받는다.
가령 「운석」은 그 속에 생명 혹은 생명의 흔적을 갖고 있다는 주장들이 생화학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토론된다. 운석은 지구 밖으로부터 이 지상에 낙하한 물체를 말한다. 1869년 「폴란드」의 「프루트크」에 떨어진 운석의 수는 10만개를 넘었다. 크기는 몇 「그램」짜리로부터 수백「그램」까지 있으마, 1920년 남서 「아프리카」의 「그르트폰틴」에서 발견된 것은 77.5톤이나 되었다. 우주로부터 떨어지는 이 돌을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온 편지」라고 부른다.
오늘날 분석기술의 급속한 진보는 그의 미량으로부터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밝혀냈다. 「메탄」·「벤젠」·「도르엔」 등 간단한 것뿐이 아니고 「아데닌」·「구아닌」·「포리스탄」·「파탄」 등 생명과 깊은 관계가 있는 유기물들. 『그것으로 보아 운석은 지구 외 생물의 증거가 아니냐』는 생각이 굳어진다. 물론 반론도 분분하다.
『생명은 어디로부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 신비로운 의문을 풀어주는 「과학적 구약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오히려 불행해질지도 모른다. 소련학자의 주장대로 생명의 인공합성이 가능하다면 모든 사유도 결국은 그 원천이 단백질, 즉 유물이다. 도대체 생명의 시원을 찾을 수도 있다는 가설은 인간의 꿈과 신비감을 위해서도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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