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을 영욕의 그늘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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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차라리 그것은 하나의 길이었다. 20년, 30년 끊일 줄 모르는 외곬 길이었다. 사람들이 온통 화려한 꿈에 사로잡혀 허둥댈 때 외곬을 향해 말없이 걸음을 뗀 사람들-그로부터 스무해가 되고 또 두해가 지났어도 다른 사람이 일어나고 쓰러지고 바꾼 길을 다시 바꾸고 하여도 후미진 길목에서 한눈도 팔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 「가운」을 입고 농촌의 건강을 돌봤고, 제복을 입고 길 잃은 어린이의 손목을 이끌어 주었으며 철길의 자갈을 다져온 이들은 사회의 파수병이었다. 이들은 오늘도 응달에서 아무 투정 없이 오히려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그 길이 스스로의 길임을 다짐하며 다시 나의 길을 가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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