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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에 유씨 혐의 짙으나|물증 없어 수사난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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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속보=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갑선 여인 살인강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일 용의자로 연행한 유춘택(32)씨를 거의 진범으로 단정했으나 물적 증거를 얻지 못해 주춤하고 있다.
경찰의 한 수사간부는 『만36시간동안 유씨를 심문한 결과 유씨와 유씨 가족이 내세우는 「알리바이」가 헛점이 너무 많다』고 말하면서 『유일한 단서인 피묻은 옷과 담배꽁초·머리카락·유씨의 구두·혁대의 감정결과가 밝혀지는 대로 유씨의 살인강도 혐의에 대한 구속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한 여인 손에 있던 머리카락을 검정한 결과 한 여인의 것이었음을 밝혀냈다.
경찰은 2일 새벽 유씨의 형 승택(36), 아버지 유희상씨, 누이동생 의택(30), 유씨집 식모 조미해(19·가명)양 등 유씨 가족 전부를 시내 서대문구 모처에서 각각 심문했다. 경찰은 그 결과 (1)누이 의택씨가 『사건 당일 상오 9시 30분쯤 애들과 함께 극장 구경 가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춘택씨를 집 앞 계단에서 만났다』고 말한 점과 집 뒷산 샛길로 집에 갔다는 본인의 말이 서로 어긋난 점 (2)아버지 유씨가 자기 아들이 하오 2시 30분쯤 목욕을 했다고 말하다가 상오 11시쯤 목욕했다고 횡설수설하는데 비해 본인은 하오 1시쯤 목욕했다고 말한 점 (3)처의 출산이후 하오 7시면 집에 가던 그가 그날 따라 하오 11시쯤 술에 취해 들어간 점, 피묻은 옷, 없어진 「필키」바지 등에 대해 계속 추궁중이다.
경찰은 사건전날 교회 간다고 나갔던 식모 김영희(17·가명)양이 1일 하오 10시쯤 돌아오자 곧 연행, 김양이 『사건전날 30일 유춘택씨가 옷을 갈아 입고 옷장 문을 잠그고, 나갔다』고 말한 후 횡설수설하는 김양도 수사대상으로 삼고 있다.
한 수사실무자는 또 『유씨 가족 중 「삼촌」으로 잘 불리는 큰아들 승택씨도 제2용의자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2일 경남 진해시 평화동 2가에서 수양 중이던 한씨의 양녀 최숙희(27)씨도 서울로 연행, 최 여인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수사하기 시작했다.

<한 여인과 질녀 장례>
한편 이날 죽은 한갑선(45) 여인과 황소희(14)양의 장례식이 서울적십자병원 「영생의집」에서 가족으로 한 여인의 사촌동생인 한혜숙(44)씨 1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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