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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 시정과 도시계획|외국의 예로 본 개발 - 「터키」도시 설계가 「자림」씨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터키」의 도시설계가 「타리크·자림」씨(44세)는 「유엔」개발계획 기구의 파견으로 최근 건설부 주택·도시 및 지역계획 연수실에 부임했다. 그는 약2년간 한국에 머무르며 도시 및 지역개발 계획을 돕게 된다.
우아하고도 겸허한 이 「모슬렘」교도는 12년간 불란서에 살면서 「파리」대학에서 연구하고 도시 설계만으로 불란서에서 3년, 「터키」에 7년 그리고 남미에서 1년간 활약한 「코스모폴리탄」이다.
국제적으로 활약한 탓인지 「자림」씨는 틀이 크다 서울이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다고 하자 『대도시란 원래가 다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하고 받아넘긴다. 「파리」에서도 주택난이 극심하고 미국의 대도시들도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결국 정도의 차가 있을 뿐입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합리적인 계획을 꾸준히 밀고 나가면 큰 돈 안 들이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읍니다』아주 낙천적이다.
『「이스탄불」이나 「파리」와 비슷한 고민이 서울에도 있을 줄 압니다. 한 시대에서 새로운 시대로 이행할 때 회피할 수 없이 부딪치는 문제지요. 그러나 전시대의 문화유산이 아무리 귀중해도 이에 집착하는 보수적인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도시설계는 대담하게 현재의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가 59년에 「이스탄불」시 「마스터·플랜」과 지역개발을 계획할 때 부딪친 최대의 문제가 전통과의 대결이었던 것 같다. 각 시대의 정신을 올바르게 표현할 때 보다 큰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도시의 폭발적인 팽창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지요. 그렇다고 무리하게 팽창을 억제할 수는 없고 보다 광범하고 장기적인 전 국토의 지역개발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터키」의 경우 혁명 후 「오토만」 제국의 구도를 「앙카라」로 옮겨 신도시를 발전시켰기 때문에 「이스탄불」의 팽창을 어느 정도 억제했다고 한다.
「불도저」식으로 밀고 나가는 서울의 도시개발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언급을 회피.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도시계획이 힘든다는 점은 지적했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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