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이 열 장씩 무효 표 조작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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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원】화성지구 부정개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박광현 검사는 13일 개표소 안에서의 난동혐의로 구속된 당선자 권오석씨가 개표소 안에서의 난동뿐만 아니라 신민당후보 김형일씨의 유효 표를 무효 표로 만드는데 책임을 지고 개표 종사원들에게 지시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미 구속된 8명의 개표종사원과 다른 개표 종사원에 대해 배후관계를 심문한 결과 개표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개표를 했던 지난 8일 밤부터 10일까지 사이에 권오석씨가 「내가 책임을 질 테니 마음놓고 하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이다.
개표종사원들의 자백에 의하면 구체적인 개표위조 지휘는 권오석씨의 동생뻘 되는 권오은씨가 했는데 ①개표종사원1인당 10장씩 김형일씨의 유효 표를 무효 표로 만들 것 ②개표종사원들은 제각기 준비했던 뚜껑으로 올빼미 표를 만들거나 손가락에 인주를 칠해 「피아노」 표를 만들거나 침 바른 손으로 인주를 지워버리는 등 각각 다른 투표위조방법을 실시하도록 지시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12일 밤 개표종사원 천세준(38·화성군청서기) 씨를 국회의원선거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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