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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30대 주부 독자도 관심 가질 아이템 발굴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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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호 30면

중앙SUNDAY 타깃 독자층은 명확하다. 40대 이상의 고학력·고소득 남성들이 좋아할 것 같다. 4월 7일자에서도 사회 트렌드와 생활정보를 읽기 원하는 30대 후반 주부인 내가 언뜻 제목만 보고도 읽고 싶었던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통념적으로 중·장년 남성들이 선호하는 주제로 알려진 북한·군사·정치·과학 분야 기사와 칼럼으로 채워졌다. S매거진의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 50주년 기사는 타깃층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했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나는 관심 있게 읽었지만 말이다. 북한 대남 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한 해커와의 e메일 인터뷰는 톱기사로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신문이 나오기 하루 전 추가로 사이트 회원 명단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시의성 있는 보도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은 간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해커의 신원과 발언의 신빙성이 보장되지 않는 데다, 인터뷰를 싣는 것 자체가 이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실어주는 것처럼 비칠 수 있었다. 더구나 인터뷰 내용에 특별히 새로운 뉴스도 없었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과의 인터뷰는 명쾌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 위협으로 인해 ‘이러다 정말 전쟁 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 인사 스타일의 근본 원인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25세에 친국의 상처…아픈 경험이 버티기 인사로 연결?’은 과거 사례와 여러 인사의 전언을 종합한 재미있는 기사였다. 하지만 친박 인사들의 분석을 담아서인지 ‘인사 시스템 없이 혼자 결정한다’ ‘수첩인사로 인해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후보자로 추천된다’는 그동안의 비판도 장점으로 둔갑된 듯하다.

 ‘안방극장 달구는 조선 왕조 두 팜파탈’은 JTBC 드라마 ‘꽃들의 전쟁’의 주인공 소용 조씨와 SBS 드라마 ‘장옥정’의 주인공 장희빈을 비교·분석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기사와 달리 주연 배우 김현주와 김태희의 사진 크기가 동등하지 않았다. 지면 구성을 소개하는 2면 ‘Inside’에서도 JTBC의 소용 조씨 얼굴만을 내세웠다. 자사 드라마 홍보를 위해 신문 지면을 이용하는 점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너무 노골적이지 않았나 싶다.

 영국 옥스퍼드대 앤드루 해밀턴 총장 인터뷰는 ‘대학의 다양한 학문적 이종교배, 이제 선택 아닌 필수’라는 제목이 너무 평범하고 당연한 말로 느껴졌다. 한국 학생과 한국 입시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기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만큼 학부모들의 눈길을 끌 만한 제목을 달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의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 인터뷰는 한국 라면의 역사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라는 이슈를 끄집어낸 맛깔난 글이었다. 특히 이 전 지사가 매번 인터뷰 말미에 원로들에게 던지는 질문인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원로들의 답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희연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문화일보 정치부·사회부·국제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 전업주부로 여섯 살, 세 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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