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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투표지 등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수원】공화당의 권오석 후보와 신민당의 김형일 후보가 「시소」를 벌이고 있던 경기도 화성지구 개표소는 네 차례나 개표가 중단되는 소동을 벌인 끝에 10일 낮 12시가 지나서야 겨우 개표가 끝났다.
신민당의 김형일 후보는 개표완료 직후 법원에 투표함보전신청을 청구, 이미 개표된 투표지가 봉인됐다.
이 곳 개표종사원들은 김 후보의 유효 표에 인주를 묻혀 무효화시킨 것이 발견되어 개표가 중단되는가 하면 권 후보는 선관위에 후보사퇴 서를 내는 소동까지 벌였으나 선관위는 서류미비란 이유로 반환해버렸다.
9일 상오 이 곳 개표소에서는 임 모씨 등 4명의 개표종사원이 김 후보 표에 인주를 묻혀 무효화시키는 것을 신민당 이정우 참관인이 적발, 신민당의 항의로 약 12시간 개표가 다시 중단, 밤 10시 40분에야 겨우 개표가 재개되었다.
그런데 새벽 1시쯤 김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알려진 반월면 투표함이 개표될 무렵 선관위 측이 다시 이열개 표를 하려하자 신민당 참관인이 투표함을 안고 이를 제지, 개표장은 한 때 수라장이 되어 다시 개표가 중단됐다.
참관인 석에서는 개표대 위의 상황이 잘 보이지 않은 가운데 1개 투표함마다 김 후보의 유효 표에 인주가 묻어 무효화된 것이 30∼60장씩 나오고 있어 이런 식으로 김 후보의 유효 표가 무효화된 것은 약 2천여 표가 될 것으로 추산, 신민당은 투표함보전신청을 냈다.
무장경관의 경비가 삼엄함 개표소 문 밖에는 각 면에서 올라온 신민 당원 2백여명이 연좌「데모」를 벌이다가 4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화당 입후보자 권오석씨는 『신민당이 공화당과 개표종사원들을 도둑으로 몰아세운다』면서 『이런 더러운 정치는 안 하겠다』고 사퇴 서를 선관위에 냈으나 선관위는 서류미비를 이유로 반환해버렸다.
10일 낮 12시 50분 화성지구 권오석 공화당 입후보자의 당선확정 선포가 있자 개표소인 화성군청 앞 큰길가에서 개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2백여명의 신민당원들이 『부정개표를 가려내라. 권 후보 당선은 무효다』라고 외치면서 연좌「데모」. 50여명의 경찰기동대까지 동원되어 개표소 주위에 삼엄한 경계를 벌여 2시 30분 신민당 입후보자 김형일씨가 앞에 나와 『판가름은 법으로 하자』고 이들에게 호소, 신민당원들은 화성군 신민당 당사에 가서 조용히 연좌 대기키로 했다.
한편 신민당 화성군 김형조 감찰위원장은 개표가 끝난 뒤 군청 뒷마당 「쓰레기」통에서 김형일씨에게 찍은 투표지 2장이 불타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낮 1시 반쯤 변소에서 인주가 묻은 솜뭉치 5∼6개를 발견했는가 하면 흰 헝겊에 싼 인주 5개를 발견, 개표 종사원들이 무효 표 조작을 위해 이것을 사용했다고 부정개표 증거물로 법원에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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