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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진보학자들 신주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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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대선 이후 대학 교수 등 지식인 사회에서도 신주류가 형성되면서 지식사회의 권력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최근 분과별로 추천을 받아 최종 인선 작업에 들어간 총 6백60명의 자문위원 후보에는 40~50대의 진보 성향 학자가 대거 포진했다.

자문위원단에 참여한 교수들은 인수위원들과 마찬가지로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정 자문을 하며 인재 후보군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들의 면면이 과거 정권들의 지식인 자문그룹.인재풀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1천1백여명의 교수도 지난주 서울에서 지역별 대표 모임을 열었다. 이들은 '참여와 개혁을 위한 전국 교수 모임'(상임공동대표 이기영 부산 동아대 교수)을 결성했다. 노무현 정부의 개혁 정책에 대한 감시와 조언을 할 계획이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이들 학자는 보수 성향의 지식인을 중심으로 한 기존 주류 세력과는 다르다.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한글 세대가 많아 탈냉전적 사고방식과 자주적 민족주의 성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 유학파나 국내파도 적지 않아 미국 중심의 구주류와는 차이가 있다.

자문위원 중에는 중경회 등 학현사단 인맥을 중심으로 한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와 각종 시민단체에서 활발히 사회 참여 활동을 벌여온 신진 학자들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

경제 분과의 경우 盧후보 공약 작업에 참여한 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등과 함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대학원 교수.임원혁 KDI 연구위원 등 '노연(盧硏.노무현과 함께 하는 연구자 그룹)'소속 학자들과 김진방 인하대 교수.김균 고려대 교수 등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해온 교수들이 포함됐다.

사회 분과의 경우 백승규 순천향대 교수.권혁남 전북대 교수 등 소장 이론가들과 함께 홍영표 개혁국민정당 사무총장 직무대행.유상덕 면목고 교사.정종승 전 사무금융노련 정책실장 등 각계의 활동가들이 망라됐다.

임정빈 경상대 교수.이왕준 청년의사 발행인.황수경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등 386세대도 참여했다. 여성은 15%다.

이들이 노무현 정부의 핵심 브레인으로 자리잡아 이론적 기틀을 다질 것인지 주목된다.

홍병기 기자 <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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