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6월 5일 하오4시 (한국시간)를 기해 중동화약고의 시한 폭탄 방아쇠가 당겨졌다. 「유엔」 안보이사회의 끈덕진 노력도 아랑곳없이 숙적 「이스라엘」 과 「아랍」공화국 (UAR)의 전차 대는 「네게브」사막에서 격돌을 벌임으로써 1천7백 마일의 두 진영의 국경선이 불을 뿜은 것이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카이로」와 UAR전역은 「이스라엘」기의 폭격세례를 받았으며 「이스라엘」수도 「텔아비브」에도 「수에즈」운하사건이래 처음으로 공습경보가 울려 적기의 습격을 받았다.
전통적 국제법을 아예 외면한지 오래인 「선전포고 없는 중동전쟁」에서 어느 쪽이 선공을 했느냐에 대해 「이스라엘」 과 UAR는 서로 그 책임을 상대방에 전가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진상을 캐내긴 어렵다. 들러리 격인 미·소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그대로 자기편이 먼저 공격을 받았다는 투로 나오고 있다. 휴회 중에 있다가 긴급 소집된 「유엔」안보리에서는 이런 경우의 전가 보도된 「휴전명령결의안」을 앞에 놓고 전쟁당사국의 휴전을 호소할 태세이나 이성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 이 판국에 「유엔」의 권고가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갈지는 큰 의문, 56년의 「수에즈」운하사건의 「이스라엘」영웅 「모세·다얀」장군의 국방상취임으로 「이스라엘」이 전열을 굳히고 있는 반면 「수에즈」사건 때 입은 불명예를 설욕할 『호기는 지금이다』는 일념하 와신상담 「국력」을 길러온 「나세르」UAR대통령의 비장이 「아랍」세계를 누비고 있는 이 마당에 있어서 말이다.
양측의 전면전이 어느 정도 장기화하느냐는 아직 미지수에 속하는 바이나 최악의 사태에 대비, 지중해에 정예함대를 파견하고 있는 미·소가 손을 어떻게 쓰느냐에 전국과 전쟁의 장기화 여부가 달려있지 않을까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나세르」 대통령의 「아카바」만 봉쇄에 맞서 세계 중요 해양국들을 규합, 「티란」해협의 공해선언을 준비하고 UAR가 끝내 이를 일축할 경우 무력으로라도 봉쇄를 뚫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존슨」 대통령이 미제6함대에 어떤 명령을 내리느냐에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음도 무리가 아니다. 지난 11년 간 완충 역 철수시킨 「우·탄트」 「유엔」 사무총장의 처사가 중동위기악화의 하나의 계기였다 함은 잘 알려져 있으나 「유엔」 비상 군은 수가 많든 적든 분쟁방지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느냐를 이번 사태는 웅변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중동전쟁이 휴전의 형식으로일시 가라앉는다 하더라도 「유엔」 비상군의 부활 없는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기는 매우 힘드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번 전쟁의 규모가 「수에즈」운하사건정도에 그칠 것이냐 또는 그 이상 확대될 것인지 정확히 점치기에는 사태는 너무 유동적이다.
「가자」·「시나이」 반도에서의 지상전과 치열한 공중전은 전세의 일진일퇴를 보이고 있다. 단기적인 견지에서는 「이스라엘」 이 유리한 듯 전해지고 있으나 장기화하면 「아랍」의 저력을 「이스라엘」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스라엘」이 선공했을지도 모른다고 군사전문가들이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미·영의 석유이권이 크게 얽혀있어 미국으로서는 섣불리 손을 쓰지 못하고 좀더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눈치인데 미국 등 서방 국이 취하는 행동의 반경에 비례하여 그만큼 개입하겠다고 소련이 벼르고 있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중동전쟁이 제3차대전의 결전으로 직결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가신 것은 아니나 핵전쟁을 수반할 3차대 전은 전 세계를 하루아침에 폐허로 만든다는 것을 십이분자각하고 있는 미·소의 강대국이 무모하게 중동분쟁에 깊숙이 말려들 것으로는 볼 수 없으며 말려들어도 안될 것이다. <신상갑 기자>신상갑>해설>
「불타는 중동」은 어디로?|시한 폭탄.... 방아쇠는 당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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