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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컴펀드, 환율변동·지역리스크 따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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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돈이 나가고 있지만 인컴펀드만큼은 예외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6923억원의 뭉칫돈이 인컴펀드에 유입됐다. 이 중 슈로더 아시안에셋인컴펀드에는 2000억원 넘게 돈이 들어왔다. 인컴펀드를 미는 힘은 저금리와 저성장이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원은 “지난 18년간 글로벌 증시 수익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며 “저금리가 계속되고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안정적이면서 꾸준히 소득이 발생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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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컴펀드란 말 그대로 ‘인컴(Income·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한다. 채권·리츠(REITs)·고배당주에 투자해 정기적으로 수익이나 이자·배당을 얻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채권형 펀드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하이일드·이머징채권이나 리츠 등에 투자하고, 주식형 펀드보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대형 배당주나 우선주를 선호한다.

 인컴펀드의 요즘 대세는 해외 투자다. 현재 20개 운용사의 34개 펀드가 나와 있는데 과반이 해외채권형이나 해외혼합형펀드다. 국내 기업보다 배당 성향이 높은 외국기업 주식이나 외국의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돈을 맡기는 재간접 펀드가 대부분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해외주식 및 주식혼합형 인컴펀드를 고려해볼 수 있다. 운용자산이 가장 큰 슈로더 아시안에셋인컴펀드와 지난 2월 출시된 JP모건 아시아퍼시픽인컴펀드는 주로 아시아 기업에 투자한다. 반면 플랭클린템플턴 미국인컴펀드는 최근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하지만 이들 주식형 인컴펀드의 투자 위험등급은 1등급으로 매우 높은 위험군에 속한다. 해외펀드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과는 달리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는 점도 단점이다. 더구나 해외 주식을 편입하는 재간접 펀드이기 때문에 이들 펀드 A클래스의 경우 첫해에는 수수료가 2.7%나 될 만큼 높다.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을 낮추려면 해외 채권혼합형이나 채권형 인컴펀드가 적격이다. 채권혼합형은 주로 국내외 채권에 투자하면서도 고배당주와 리츠도 편입해 수익률을 높인다. 대부분이 재간접 펀드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직접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해외 채권 위주인 글로벌인컴펀드와 채권 수익뿐 아니라 배당수익을 함께 추구하는 배당과인컴펀드가 그것. 한국투자 글로벌멀티인컴펀드의 경우 미국에 상장돼 있는 주가지수펀드(ETF)를 다수 편입해 분산투자 효과를 노린다. 하나UBS 글로벌멀티인컴펀드는 인프라 등 각종 대체 자산에 투자한다.

 해외 채권형 중에서 고른다면 국내에서 운용되는 KB이머징국공채인컴펀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머징 국가에서 발행된 현지 통화표시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이밖에 한화스트래티직펀드는 이머징 채권과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절반씩 투자하고 있다. 유럽지역의 고수익 채권을 사들이는 AB유럽인컴펀드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컴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적이라고 해도 투자된 지역 및 상품이 다양한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특정 국가의 정치적 위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성진 연구원은 인컴펀드는 대부분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돼 아직 펀드 간 성과 차이를 알기 어렵다”며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균형 있게 편입해 위험도를 낮춘 상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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