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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오늘과 내일|「먹구름의 진원」에서 본 화·전 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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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카이로=김영희 특파원>「카이로」와 중동지대에는 전운이 깔려있다. 강대국들과 「유엔」의 외교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랍」권과 「이스라엘」이 화해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집트」인들은 『싸울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나세르」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대결에 있어 「이집트」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전차의 소리나 군악대의 연주 소리는 들려오지 않고 「데모」소동은 아직 없으며 전쟁준비를 하고 있는 나라라고 하나 평상시와 별로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카이로」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하며 공항에 새로 설치된 대공포는 절박한 위기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자가 이곳에서 만난 「이집트」인들은 「아랍」세계, 적어도 「이집트」인들만은 「이스라엘」을 지구상에서 분쇄하기 위해 어느 순간에도 전투에 들어갈 마음가짐이 되어있다고 말들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이스라엘」과의 공존은 있을 수 없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나 외교소식통들은 전쟁이 일어날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는데 현 단계로는 사실상 소련이 중동사태의 폭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게 그들의 논거이기도하다.
소련이「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아랍권을 어느 정도 지원할 것인지는 명백치 않다. 그러나 중동사태를 아무리 낙관적으로 해석한다 하더라도 미국 영국 「캐나다」와 독일 등 강대국들이 이미 자국국민들을 분쟁지역에서 철수시켰다.
이것은 어떤 소규모 충돌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며 「가자」나 「티란」해협 또는 어떤 다른 지역에서의 사태가 중동 위기에 도화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영국 그리고 「프랑스」는 50년 공동선언에 의하여 「이스라엘」국경선을 침범할 경우 공동행동을 취하게 되었다. 이로 미루어 이 지역의 분쟁이 강대국의 개입을 초래하리라는 것은 명백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현실 때문에 전쟁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가일층 증가되고있다. 그러나 「나세르」대통령은 일단 칼을 뽑아 들었으며 실리를 얻지 않고서는 그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당국이 제의한 5개 항목은 「나세르」의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카이로」에서는 「아랍」·「이스라엘」대결에 관한 한 이성보다 감정이 더욱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더우기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 것은 「탄트」총장이 지적한바와 같이 「티란」해협의 항해자전문제는 단지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태업 「테러」행위 그리고 비 무장지대의 분쟁지구에서 경작권 문제 등이 무한 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한편 「카이로」주재 한국영사관은 영사관 직원 가족들의 철수를 고려하고 있었으나 30일 본국 정부의 철수훈령이 없는 한 철수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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