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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본」의 매력|한국 공연에 붙여|조광호<동양라디오 음악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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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빌리·본」의 매력은 한마디로 빈틈없는 「색스」의 「앙상블」에 있다고 하겠다. 1959년에 발표된 「은빛 달을 따라서」에서 최근의 「히트」곡에 이르기까지 소위 「트윈·색스」로 불려지는 「알토·색스」의 부드러운 「사운드」는 「빌리·본」악단의 「트래이드·마크」와 같은 구실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포풀러·뮤직」의 조류에 따라 근래에 와서는 「빌리·본」악단의 연주 「스타일」이 무척 다양성 있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라스」를 대폭으로 강화하는가 하면「리듬」악기의 특성을 많이 활용하는 게 눈에 띈다.
그리고 최근에는 「빌리·본·싱거스」라는 「코러스·그룹」을 만들어 연주와 노래를 함께 다루고 있는데 「빌리·본」이 이끄는 「코러스」와 악단이 어느 정도로 「앙상블」을 엮어 나갈는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악단으로는「빌리·본」과 「로렌스·월크」 두 악단을 들 수 있으나, 「로렌스·웰크」악단은 주로 TV를 활동무대로 하기 때문에 「쇼맨 쉽」과 다양성 있는 「레퍼터리」를 특징으로 하고있으며 반면 「빌리·본」은 어디까지나 「스튜디오·뮤지션」으로 「디스크」취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빌리·본」의 연주는 화려한 맛이 덜 한 반면, 일류 「멤버」들로 짜여진 각「파트」가 완벽하고 세련된 연주를 들려주기 때문에 감사용이나 「댄스·뮤직」으로는 미국에서도 으뜸가는 악단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에서 할아버지까지 누구나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음악, 들어서 부담이 되지 않는 부드러운 「사운드」-「글렌·밀러」의 「스윙」에서 「비틀즈」의 노래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이나「빌리·본」의 손만 거치면 그대로 들어서 즐거운 음악이 되어버린다.
이번 공연의 「레퍼터리」는 「빌리·본」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곡들로 꾸며졌는데 그중에는 「뮤지컬· 넘버」인「투·나잇」,영화 주제곡 「피서지에서 생긴 일」 「고백」 그리고 유명한 TV「시리즈」 「피터·건」같은 이색적인 곡들이 포함되고 있다.
「빌리·본」의 「오리지널·히트」로서는 「은빛 달을 따라서」「진주 조개잡이」 「바닷가의 교회당」 「맥시코의 진수」 「평화의 나팔소리」「춤추는 사냥꾼」 그리고 이미 다른 가수나 악단에 의해서 우리와 친해진 「멕시코」 「황혼의 붉은 돛대」 「검푸른 숲 속의 산책」 「성자의 행진」그리고 「한밤의 이방인」같은 곡들이 이번 공연을 장식하게 된다.
특별히 이번 공연에서 「빌리·본」악단은 「하숙생」과 우리민요 접속곡을 연주하게 되는데, 우리가요가 「빌리·본」에 의해 어떻게 요리될는지 무척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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