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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은 월남전에 개입 못한다"|중공문제 전문가 「마이클·린지」 박사 회견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 「아메리카」대학 극동학 과장이며 이름난 중국문제 전문가인 「아이클·린지」교수는 자료 수집을 위한 동남아 순방도상에 한국을 방문, 25일 기자와 만나 중공 문화혁명의 전망과 중공의 월남전 개입 여부, 「홍콩」 「마카오」에서의 반영 「데모」 사태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편집자주>

<중공 문화혁명>
단순한 권력투쟁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이다. 주류파의 교조주의적 노선과 비주류파의 수정주의적 노선과의 이론 투쟁은 이미 l950년대에 비롯되었고 그것의 권력 투쟁으로의 변질이 최초로 나타난 것이 팽덕회 실각이었다. 그러나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에서 까지도 불가피하게 대두된 수정주의와 고전적 정통주의의 대결은 모택동의 국가 주석에서의 실각이란 양상으로 나타났었다.
모택동의 국가 주석에서의 실각과 본질적으로 연결된 이번 중공의 문화혁명은 「이데올로기」 투쟁과 권력투쟁이 발전적으로 혼합된 것이라고 하겠다. 이 문화혁명이 어떤 식으로 결착될 것인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유는 권력투쟁의 쌍방 당사자에 직접 접하지 못한 보도 기관의 보도와 관측들이 상충되어 혼란 상태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본질적인 이유는 투쟁 쌍방의 당사자들이 그야말로 사생결단을 내는 싸움에서 쌍방이 결코 상대를 과소평가 할 수 없는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싸움의 수뇌부가 있는 북평 시민들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싸움의 당사자인 수뇌부조차도 예단은 못한다.
그러나 그 동안의 단편적인 보도에서도 엿볼 수 있는 것은 싸움의 치열성과 왕년의 당 지도자 이극삼의 경우 등으로 봐 패배하는 쪽이 당 행정부 등 권력의 좌로부터 숙청될 것과 어느 쪽이 이기든 주은래는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런 위치의 위인이기 때문에 주는 결코 최고 권력의 담당자는 못 될 것이란 사실이다.

<중공과 월남전>
미군 병력의 60만 증강이 연내에 단행 될 지라도 미 지상군이 월맹으로 진군 않는 한 그리고 미기가 「하노이」 등 대도시를 무차별 폭격 않는 한, 중공의 개입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중공은 지금 내분과 자신의 경제 건설의 긴박성 그리고 개입이 강요하는 국력의 막대한 출혈 등의 이유로 개입할 여유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미군의 월맹진격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겠는데 앞으로 당분간은 미 지상군의 증강과 더불어 보급기지인 월맹 폭격의 강화가 예상된다. 월남전에선 어느 쪽도 군사적인 승리는 불가능하며 미국으로서도 군사적 압력을 통한 정치적 협상 가능성을 믿고 그 방침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반영 시위>
반영 시위의 의도는 어디까지나 시위 그 자체에 있다. 외환 부족에 허덕이는 중공이 「홍콩」과 「마카오」의 존재로 하여 막대한 외화 수입을 얻고 있는 이상 이 두 곳의 분규를 곧 「홍콩」·「마카오」반환 요구의 구실로 삼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시위의 효과는 영국과 「포르투갈」 두 나라의 저자세에서 중공의 대국으로서의 위신을 되찾을 수 있고 내분과 경제적 파탄 등에서 연유된 국민의 불안과 주의를 외부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홍콩」·「마카오」의 반영 시위로 촉발된 전국적인 반영 시위는 중공의 문화혁명과 관계가 있다. 또한 영국이 미국의 월남전쟁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데모」의 열광성은 가열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반영 「데모」는 월남 전쟁의 열도와도 관련이 있다.
「데모」의 효과 중 왕년의 식민제국 영·포 등의 저자세와 국부계 기관 등에 대한 활동제한 조처만으로써도 중공은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이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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