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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백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국경찰 발전의 발자취·현황·임무·문젯점 등을 기록한 경찰백서가 국립경찰 창설 이래 처음으로 내무부 치안국에 의해 발표되었다. 그런데 치안국은 총4백94「페이지」에 달하는 「경찰의 이모저모」라는 이 백서에서 경찰은 외청으로 독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경찰의 독자적인 보수·후생제도 창설도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현존하는 경찰조직과 편제를 가지고는 그 독립성 유지도 어렵겠거니와 「부정·부패」일소도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현 경찰의 장비·인원을 가지고서는 격증하는 범죄에 대처하기 어렵다하여 장비의 개선과 인원의 증강도 함께 건의하고 있다.
백서가 주장하고 있는 바를 여기에 다시 적기하여 본다면 첫째, 조직·편제면 에서 현행의 것은 ⓛ독립성 유지가 어렵고 ②조직면에서 행정 타 부처와의 균형이 무시 되어 있고 ③그 특수성이 고려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 장비·인원면 에서 현 국립경찰은 ①3만9천3백52명의 정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53년보다 38%나 준 것이며 그 동안 증가한 범죄건수가 6백21%에 달하고 있는 것에 상치한다면 경찰인원의 부족은 극심한 상태이며 ②장비의 경우에 있어서고 가령 차량의 경우는 그 60%가 노후한 것이며 더구나 61년에 미국 원조가 중단된 이후는 신형차량을 전혀 받아본 일조차 없을 정도라고 그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그리고 보수에 있어서도 40%이상의 경찰요원이 월7천8백50원의 봉급에 묶여 있다는 실정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25일에 발표된 경찰백서는 한국 경찰이 안고 자라 온 모순과 불합리, 그 어두운 보정을 샅샅이 기록하여 몇 가지 간결한 호소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이 경찰백서에 접하면서 한국경찰이 당면한 애로와 문젯점이 무엇이라는 것에 절실한 인상을 갖게 된다. 몰론 경찰수사가 과학화한 오늘 범죄 건수의 증가비율만큼 경찰인원도 반드시 증강되어야 한다든가 또는 유독 경찰관만이 다같이 어려운 조건아래서 생활하는 타 공무원보다 월등하게 후대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 백서가 열기하고 있는 바를 본다면 경찰의 보수·체계·편제·장비면에는 너무도 큰 불합리가 있는 듯 하다. 국민의 인명 재산을 보호하는 중대한 책무와 방대한 조직에 비해서는 그 대우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백서는 첫째, 국립경찰의 처우 향상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되는 유효한 자료로 되어야 하겠고 둘째, 이 백서는 한국경찰의 독립성 유지라는 오래고 기본적인 과제해결에 산자료로 공해져야 하겠다. 그리하여 스스로의 치부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솔직하게 밝혀낸 이 「경찰의 거울」이 생활고로 인한 경찰관의 자살, 과로로 인한 순직같은 비극을 사전에 억제하는 값진 거름으로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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