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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입후보의 등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5일로써 국회의원 입후보급의 등록이 마감되고 앞으로 20여일에 걸친 치열한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다. 민주·자유 양당을 포함한 9개의 군소정당이 내세우는 입후보자들의 수까지 합치면 전국 평균 경쟁율은 5대 1정도가 될 것이 예상되나, 대체의 추세는 역시 공화·신민의 양대 정당 사이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선거전략은 원내 안정세력의 구축에 있는 듯하며 이에 맞서는 신민당은 당 전권의 저지를 위한 견제세력의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하다. 양측 다 같이 대통령선거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호소인 만큼 유권자들은 각기의 선거구에만 한정되지 않는 전국적인 고려를 신중히 할 것이 요망되고 있는 듯하다.
국회의원이 선거구의 이익을 대표하느냐 또는 전국적인 이익을 안중에 두고 행동하느냐는 나라마다 다르며 대체로 미국은 전자, 영국은 후자의 경향을 따르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은 이 두 유형사이의 적당한 곳에 위치한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토가 넓지도 않고 또 대소의 문제들이 곧 중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므로 역시 전국적인 고려를 유권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안다.
이 경우에 다시 문제되는 것은 입후보자를 판단하는 기준을 인물에 두느냐 또는 정당에 두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과거의 예는 인물중심이었다가 최근에 와서는 정당이 꽤 무거운 비중을 차지하여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어느 것에 더 중점을 두는가는 전적으로 유권자의 의사에 달리는 것이겠으나 여기서도 지역적인 이해에 편중되지 않는 넓은 안목을 가질 것이 절대적으로 요망된다고 하겠다. 정당정치하의 국회이기 때문에 당표지를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동시에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똑바로 할 수 있는 인품과 능력을 가진 입후보자에게 투표하여야만 그 표의 의미가 살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또 하나의 고민은 전국구 입후보자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선거운동의 번잡을 피하고 직능별로 유능한 인사를 정책수립에 참여시키려는 원래의 취지는 완전히 왜곡되어, 여당의 경우에는 당에 대한 공헌과 충성심이 으뜸가는 공천기준이 되고 야당의 경우에는 군색한 정치자금을 보충하는한 원천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유권자로서는 지역구에서의 투표의 총계가 각 당의 전국구 입후보자의 당 선수를 좌우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정도의 판단밖에 가질 수 없게 된 듯하다.
유권자로서는 향상된 정치의식을 충분히 살려 앞으로의 운동기간 중에 각 정당 및 각 입후보자의 언행을 세심히 검토하면서 투표대상자를 선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각 당의 입후보자들에게는 공정한 선의의 경쟁을 벌여 줄 것을 부탁하고자 한다. 대통령선거 직후의 이때이니 만큼 과열된 선거운동은 도리어 유권자의 반발을 사기 쉽다. 추잡한 언동을 자제하면서 떳떳하게 소신을, 그리고 이행할 수 있는 경륜을 펴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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