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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의 길은 「개성」|방송윤리위원회「세미나」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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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방송윤리위원회는 「연예·오락방송의 정화」를 주제로 제3회 방송윤리「세미나」 를 최근 부산 동래에서 가졌다. 방송관계자 및 문화계 인사 40여명이 참가한 이 「세미나」 의 주제 발표자는 ▲나운영(방송가요 정화를 위한「노트」) ▲여석기(방송「드라마」의 정화) ▲김규(연예·오락방송의 정화와 TV의 당면과제) 제씨―. 여기 그 주제논문과 함께 토론내용을 간추려 본다.
【나운영씨 주제】방송가요의 문제점은 ①왜색가요 ②저속가요 ③표절 또는 도용 가요를 들 수 있다. 나는 한때 우리나라 대중가요 중의 70%가 일본고유의 음계인 「미야꼬부시」 (도절)로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56년).
우리나라 대중가요는 외국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따라서 우리의 멋과 맛이, 풍기는 노래를 보급하려면 첫째로「미야꼬부시」를, 둘째로 「재즈」조를 세째로는 「이나까부시」 를 추방해야 한다.

<토론>방송은 대중가요의 보급과 함께 창의성과 주체성 있는 가요의 생산에도 앞장서야한다. 필요하다면 우리들(순수음악가)도 대중가요 작곡에 적극 참여할 용의가 있다.
【여석기씨 주제】통계에 의하면 방송 「드라마」의 청취율은 전체의 33%를 차지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의 방송국들은 대부분 「모럴」과 인간부재의 천편일률적이고 속된 것들이다. 이것은 대중에의 「영합」이기보다 「유혹」이다.
경쟁은 자칫 졸속을 수반하기 쉽다. 작가의 경우엔 이 경쟁에서 오는 남발로 작가의식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묻고 싶다. 저속에의 타협이 상업적으로도 결국 불리하다는 기본적 인식이 필요하다. 대중문화란 획일화·백치화 현상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방송측은 각기 작가의 특성을 살려 개성 있는 다양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토론>우선 「드라마」의 수가 너무 많다. 약 32편이 되는 때도 있다. 작가가 「드라마」를 영화에 팔기 위해 상업적인 화장을 짙게 하는 경우도 많다. 저속을 거부 안하는 대중에게도 어떤 자각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이얼」을 선택할 기회를 주도록 각 방송국이 개성있는 「프로」를 짜야할 것이다.
【김규씨 주제】연예·오락방송의 저속화 문제는 일단 검토돼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TV는 그 방대한 기능과 위치로 해서 가정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특성을 지녔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밸런스」의 문제인 것이다.
TV방송의 가치기준을 판가름하는 요소는 ⓛ시청률 ②예술성의 농도 ③「스테이션·이미지」(방송극의 인상도) 세가지이다. 그러나 시청률 문제에 있어서 우리의 현실은 『누가 봤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몇 사람이 봤느냐』가 평가 기준이 된다. 대상 시청자 조사가 시급한 과제다.
우리나라 방송정책은 근본적으로 방향을 잃었다. ①방송의 독점화 경향인 대출력·소수국 제도보다 미제처럼 「채널」의 다양화를 꾀하는 소출력·다수국 제도가 채택되어야 하고 ②대외방송과 대내방송을 분리해야 한다. 그리고 전파는 국가재산인데 전국적 「채널」을 가진 AFKN의 유선화 문제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토론>TV 「세트」의 공급가격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 TV 「프로」를 영화법에 의거, 검열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TV「필름」은 영화가 아니라 방송「프로그램」의 일부다. 그 문제는 앞으로 실무자들끼리 검토해 보겠다.(공보부측 답변) <손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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