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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 S/S 컬렉션

중앙일보

입력

1, 4 펜디의 대표 핸드백인 투 쥬르 백. 여러가지 소재와 컬러 패턴을 믹스매치해 화려하고 강렬한 느낌을 준다. 2, 5 컬러패턴을 활용한 소재를 레이어드 해 독특한 실루엣을 연출하는 펜디의 S/S 컬렉션 의상. 3 삼각형 모양의 메탈릭 굽이 시선을 끄는 오픈 토 힐.

2013년 봄 여름 컬렉션의 런웨이는 ‘실용성’과 ‘화려함’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로 정의된다. 선은 간결한 반면 색채와 패턴은 화려하다. 런던과 파리, 뉴욕컬렉션에서 블랙&화이트의 조합이 급부상했고 직선과 곡선 패턴, 장식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실루엣 등을 보여줌으로써 패션의 기본을 강조하는 룩이 주를 이뤘다. 기하학적인 패턴을 통해 디테일을 강조한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그 중 두각을 나타낸 것이 펜디다. 과감한 컬러와 패턴, 기하학적인 프린트는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조각조각 덧대고 이어붙인 입체적인 패턴은 3D 화면을 보는 듯한 효과를 준다. 오렌지, 브라운, 파스텔 블루 등 다양한 컬러의 조합은 팔레트를 펼쳐 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가죽을 모던하고 경쾌하게 표현

칼 라거펠드는 펜디의 이번 시즌 컬렉션에 예술적이고 건축적인 미학을 부여했다.무채색 계열의 여러 컬러를 기하학적인 무늬로 배열하고 블랙 컬러를 메인으로 선택해 밸런스를 유지했다. 여성스러움과 대담함을 동시에 구현한 의상들은 생기 넘치는 화려함을 느끼게 한다. 라운드 형태의 케이프 숄더를 강조한 셔츠, 클래식하면서도 기하학적인 3차원 형태의 슈즈, 극단적인 컬러 대비의 핸드백 등은 패션이 건축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다. 블록 완구를 보듯 다양한 컬러 패턴들이 조각조각 끼워 맞춰진 디자인은 건축적인 미학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이번 컬렉션에서 펜디는 놀라운 창의력으로 모피 장인의 경지를 보다 높은 단계로 끌어올렸다. 조각난 가죽들을 조합하고 봉재선 없이 가공하는 종합적인 기술을 의상과 핸드백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던하고 경쾌하게 가죽을 표현하는 펜디만의 특징이 제대로 표현된 것이다. 펜디의 이러한 기술은 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크로커다일 나파 가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펜디가 늘 강조해온 완벽한 비율을 컬렉션에 구현하기 위해 이번 시즌에는 다이빙 수트의 소재를 나파 가죽 안감으로 채택했다. 안감의 변화로 인해 다이빙 수트는 페미닌하면서도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펜디의 대표 아이템이 됐다.

세밀한 상감 작업으로 표현한 모피, 태피터, 잠수복 소재의 이중 가죽, 가벼운 크로커다일 나파 가죽, 타일처럼 보이는 니트 웨어, 테크니컬더블 크레이프 실크 등 다양한 소재와 3D 입체적인 메탈릭 시퀸 자수, 화려한 프린트 등의 장식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기하학적인 테마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건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유연하게 레이어드 된 실루엣들은 펜디가 제안하는 올 봄 트렌드의 핵심이다.
 

액세서리 디테일은 한층 더 과감하고 섬세하게

컬렉션 전반에 사용된 기하학적인 디자인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은 ‘백’이다. 펜디의 대표 핸드백 라인인 바게트, 피카부 그리고 투 쥬르 백 등은 더욱 독특한 디테일로 무장했다. 새로운 백 컬렉션은 서로 다른 컬러와 소재의 믹스매치가 돋보이는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최상급 소가죽, 뱀피,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라피아, 내구성 강한 캔버스 등 대조되는 소재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해 시선을 사로잡는 백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특히 이국적인 파이톤 가죽을 매혹적인 파스텔 톤으로 표현한 핸드백은 소재가 주는 무겁고 올드한 느낌에서 벗어나 모던하고 시크한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액세서리의 디테일은 한층 더 과감하고 섬세하다. 심플한 의상에 무심한 듯 매치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디자인들이다. 주사위처럼 육면체적인 작은 스퀘어 핸드백, 바게트를 앞에 담을 수 있는 독창적인 바게트 토트백, 3D 삼각형 모양의 메탈릭 굽 등,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액세서리는 오각형 선글라스와 어우러지며 전체 컬렉션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디자이너의 창조성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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